미국의소리방송(VOA)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침범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며 역내 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의도적 비행이라고 23일 보도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VOA 전화통화에서 러시아의 침범은 미국이 지지하는 자유로운 비행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역내 갈등 조장 의도가 분명하다면서 "한국은 이번 사건이 자국 안보뿐 아니라 미국과의 동맹에 어떤 위협이 되는지를 염두에 둬야한다"고 주문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러시아는 이 같은 성격의 비행 작전에 앞서 이해득실을 면밀히 따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역내 상황, 특히 한국과 일본, 미국의 삼각 공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를 약화시키기 위한 시험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부차관보는 VOA에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한국의 지나친 저자세가 러시아의 도발에 빌미를 제공한 측면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한일 관계가 악화되는 시점을 악용해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비행함으로써 두 나라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시험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A-50 조기경보기 1대, SU-27 전투기 3대, TU-95 장거리 폭격기 2대 등 러시아 군용기 6대가 KADIZ에 진입해 공군 전투기들이 출격해 대응했다고 22일 발표했다.합참은 러시아 군용기들이 KADIZ에 접근하자 F-15K, KF-16 등 전투기 10대를 긴급 출격시키고 '경고통신'을 보냈다고 밝혔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