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18일(현지시각) 해군 구축함에서 ICBM을 요격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은 보도자료에서 "미국 동부시간으로 17일 새벽 하와이 근처에 있는 이지스 구축함이 태평양 마샬군도에서 발사된 가상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현지 시각 16일 오후 7시50분께 서태평양 콰질러 섬에 위치한 로널드 레이건 탄도미사일 시험장에서 북한 ICBM을 가정한 발사체가 미 본토를 향해 발사됐다. 이를 포착한 미 군사위성은 비행경로, 속도 등 발사체 정보를 확인한 후 미국 콜로라도주 쉬라이버 공군기지에 위치한 미사일방어통합작전센터(MDIOC)로 보냈다. 미사일방어통합작전센터는 즉시, 하와이 북동쪽 해상에 있는 고성능 레이더와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Standard Missile-3(SM-3) Block IIA)을 구비한 미 해군 이지스(Aegis)함 존 핀(USS John Finn)호에 발사체 정보를 보냈다.
존 핀함은 SM-3블록2A를 발사했고 이 미사일에서 분리된 요격체(kill vehicle)는 기동하면서 진입단계에 들어선 북한 ICBM을 가정한 발사체를 직격해 격추했다.
SM-3 블록2A는 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한 탄도미사일 요격 미사일이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과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이 공동개발했다. SM-3 Block IIA는 최대 사정거리 2200km, 최대 요격고도 1000km로 당초 중거리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제작됐다. 장거리를 고속으로 비행하기 위해 큰 로켓 부스터를 갖고 있는 미사일이다.
폭약이 아니라 시속 600마일로 비행하는 10t 트럭에 해당하는 힘(운동에너지)을 가진 요격체로 직격해 파괴하는 미사일이다.

이번 시험은 ICBM이 목표지로 하강하는 진입단계에서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미국 의회가 2018회계연도 국방수권법(1680조항)에서 그 가능성 여부를 시험해볼 것을 규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조항은 미국 영토인 하와이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지 확인히기 위해 미국 미사일방어청이 2020년 12월 31일까지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SM-3 블록 2A)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 가정한 발사체를 요격하는 시험(FTM-44)을 실시하라고 명시했다.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첫번째 단계에서 알라스카에 배치된 지상기반 요격미사일(GBI)로 요격에 나서고 그것이 실패하면 두번째 단계로 해상기반 요격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비행궤적을 추진단계(Boost), 비행단계(Midcourse), 진입단계(Terminal) 등으로 구분하고 단계별로 지상, 해상배치 무기체계를 통해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다층적 미사일방어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존 힐(Jon Hill) 미사일방어처장은 “이번 시험 성공으로 이지스함의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고고도해상요격미사일이 미국의 다층적미사일방어체계의 한 축으로 그 가능성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