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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영화(29)] 사랑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영화 '내어깨 위 고양이,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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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영화(29)] 사랑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영화 '내어깨 위 고양이, 밥'

영화 '내어깨위 고양이, 밥'.이미지 확대보기
영화 '내어깨위 고양이, 밥'.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들은 우리들에게 더한 감동을 준다. 실화를 소재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들도 있다. '실미도' '국제시장' 등이 그러하다.

'실미도'는 국가에 의하여 버려진 특수부대 요원이라는 테마이고 '국제시장'은 이산가족의 슬픔을 위주로 이야기한다. 두 영화 모두 외부환경에 의하여 고통을 당한 국민들의 이야기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영화는 노숙자가 길고양이를 만나 마약을 끊고 성공하게 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영국에서 있었던 실화로, 길거리 뮤지션인 주인공은 11세에 가출하고 헤로인에 빠져 재활센터의 도움을 받고 있다. 담당 공무원이 그를 재활 의지가 강하다고 보아 많은 도움을 준다.

그녀 덕분에 정부에서 운영하는 독립된 주거 시설에 들어가게 되어 모처럼 방이라도 제대로 갖춘 주거공간을 갖게 된다. 어느 날 집안 구석의 인기척을 낯선자의 침입으로 알고 경계하던 중 고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길거리에서 노래하며 관객들이 얼마씩 주는 돈으로 생활하던 그는 자꾸 찾아오는 고양이를 두고 갈 수 없어서 어깨위에 올려놓고 어디든 함께 다닌다.

버스킹으로 겨우 번 돈으로 자신은 먹지 않아도 고양이는 먹이를 챙겨주려고 한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어깨위의 고양이가 관심을 끌면서 길거리 공연에 관람객이 급증한다.

영화에서는 특이한 촬영 방법이 자주 등장한다. 고양이의 시점에서 촬영하여
주인공을 찾아다니는 절박함 등을 잘 묘사한다. 사람과 고양이 이 두 주인공의

일체감을 나타내려 한 게 아닐까?

어차피 사람 주인공 역시 집이나 사회에서 마약중독자로 외면받는 버려진 길고양이 신세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사람 주인공은 고양이에게 동병상련의 마음을 가지고 지극 정성으로 돌봐주면서 자신을 치유한 것이 아닐까?

엠비씨 제작자 김흥도 감독은 독특한 감상평을 제시한다. 이 세상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 중 하나인 전기처럼, 인간 역시 각자 사랑의 발전기를 갖고 다른 대상에게 흘려준다. 단지 사랑은 주면 줄수록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생성되는 신비로움을 갖고 있다. 바로 수수(授受)작용 덕분이다.

이 영화에서는 그것을 보여준다. 사랑은 사람에게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에게도 흐르고 그것을 목격한 사람에게 다시 전달되어 각자가 사랑을 만들어 낸다.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사랑을 주면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사료를 사 먹이고 운동 시켜주는 이유가 개나 고양이를 잡아먹기 위함이 아닌 것이다. 필자도 강아지를 키워봤지만 반려동물이 주는 즐거움을 기대해서라기보다는 사랑을 줄 상대가 필요해서였다.

사랑의 본질은 주는 것이다. 그리고 사랑은 준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시 충전시켜서 가득찬 풍요로움을 주는 신비함을 가진다.

그가 부르는 노래도 감미롭지만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서 관객들이 모인 것이 아닐까? 주인공과 고양이의 교감은 그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이 됐을 것이고 그들의 이야기는 책으로 출판되고 영화로 만들어지게 된다.

김흥도 감독은 다른 노숙자와 달리 갱생에 성공한 차이점에 대한 주관을 나타낸다. 주인공은 살아보려는 희망이 남달랐다는 것을 복지센터 공무원의 주거지 추천 이유를 통하여 보여준다.

그의 희망은 마약중독자가 되기 이전의 가족들과의 사랑의 기억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자신을 피하는 아버지이지만 자주 찾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버지는 성공한 아들을 뒤에서 지켜보며 되뇐다. 한 시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다고.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