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총기 습격 막을 수 없었나?

공유
0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총기 습격 막을 수 없었나?

경호 실패 비판과 국내 온라인 예언 소문 확산

일본 시민들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진 앞에 촛불을 켜고 명복을 빌고 있다 사진 출처 로이터
일본 시민들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진 앞에 촛불을 켜고 명복을 빌고 있다 사진 출처 로이터
일본 현지 언론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난 8일 오전 11시 30분경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가두 유세 지원중 야마가미 데쓰야(41)가 7~8m 떨어진 거리에서 쏜 총알 세발중 2발을 목과 가슴 부위에 맞고 쓰러진 뒤 심정지 상태로 급히 후송됐으나 과다 출혈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이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야마가미가 아베 뒤에서 천천히 다가가는 모습이 찍혀있지만, 총성이 울릴 때까지 경찰관이 이를 눈치 채지 못하고 제지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야마가미는 첫 발을 쏜 뒤 빗나가자 더 다가가서 두 발을 더 쏜 후에야 제압됐다. 아베 전 일본 총리가 유세 도중 허망하게 총격을 당해 6시간도 안되어 결국 과다 출혈로 숨지면서 요인 경호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현지 언론에서 나오고 있다.

나라현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가 연설할 것을 경찰이 파악한 것은 어제(7일) 저녁으로 돌발적인 경호지만 충분히 대비하고 있었다고 생각했으며 경비를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시 구체적인 경비 인력 상황을 밝히지 않았지만, 보안경찰 1명과 나라현 경찰의 사복 경찰관 등 수십 명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비 병력은 아베 전 총리를 중심으로 배치후 야마가미가 총을 쏜 아베 뒤편에도 배치돼 있었지만, 범행을 저지하지 못했다.

경시청에 근무한 한 전직 경찰은 "당시 영상을 보면 용의자가 가방을 맨 채 주위를 서성이거나 전 총리에게 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이런 경우 의심 인물을 현장에서 떨어지게 한 뒤 소지품을 검사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번에 경찰끼리 연계가 되지 않아 경비에 허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아쉬워 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피격되기 바로 전에 뒤에 서 있는 범행자 모습 사진 출처 로이터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피격되기 바로 전에 뒤에 서 있는 범행자 모습 사진 출처 로이터

전직 경찰 간부는 "왜 뒤가 열려 있는 곳을 유세장으로 선택했는지 모르겠다. 범인이 뒤에서 노릴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용의자를 막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아 완전히 경찰이 실수했다"고 진단했다.

당시 유세 현장엔 나라현 경찰관과 요인 특별 경호를 담당하는 경시청의 보안경찰 'SP(Security Police)' 요원도 있었다.

범행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불만이 있어서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가 모친의 종교 문제로 번복하는 등 단독 범행을 주장하는 분위기이나 통화 이력 등을 통해 배후 여부를 확인해야 제 2의 사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온라인상에서 일본 거물의 불행을 7월 5일 예언했다는 글이 퍼지고 있다. 모 온라인 게시판에 신기가 있어 잘 느끼는데 '일본에 상문이 열린다' 고 7.5 글을 올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인이 잘 아는 일본 인물이라고만 해서 당시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아베 총리의 총기 습격으로 회자되고 있다.

일본의 대테러 경호 시스템이 보다 완벽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면서 코로나 및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로 과격해지는 국제 사회와 시민들의 불안한 생활상이 만들어낸 결과이므로 우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대테러 경호 시스템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이상욱 글로벌이코노믹 국방전문기자 rh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