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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산책 (24)] 절묘한 덧댐을 성취하는 재즈의 샘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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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산책 (24)] 절묘한 덧댐을 성취하는 재즈의 샘플링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2016)이미지 확대보기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2016)
영화음악은 지적인 영화 언어이며 관객의 태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갖는다. 주제에 무게를 실어주며 영화 전체에 생동감을 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영화음악은 내러티브의 함축적인 전달과 극의 메시지를 능동적으로 유도하는 ‘청각적 표상‘이다.

감독의 특성도 영화음악에서 결실을 맺고 사운드를 통한 이화효과의 도입은 관객이 스크린에서 감정이입을 막고 다른 방면에서 진지한 관찰을 유도하는 것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미래의 성배 이야기>(2001)가 좋은 실례이다.
화면이 사운드를 동반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이제 영화에서 음악의 새로운 개혁은 필연적이다. 음악의 심적 이미지가 영상적인 것을 염두하면서 극의 내면적 스토리의 적재적소에 꽂힌다면 비로소 음악은 뿌리가 굳건해진다.

근·현대의 여러 관심사 가운데, 풍자적이고 기괴한 것이 주목받으며 모든 악기의 배합이 시도되었다. 신고전주의, 실용음악, 20세기 음악과 표현주의, 전자음악을 위한 미학적 혼란이 일어난다. 세기말에 문화적 성숙을 갖고 원시적 갈증 해소는 회화로 번진다.

유럽 미술은 막다른 골목에서 탈피하려는 젊은 세대에 의해 아프리카 조각품에서 강한 바람을 일으킨다. 이런 회화는 스트라빈스키의 <불새>와 <봄의 제전> 등에 영향을 주며 그의 강렬한 음색과 화음은 대서양 너머 흑인 음악에 관심을 두게 된다.

재즈는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어법으로 변신하고 반낭만적 어법을 이율배반적으로 만드는 계기가 된다. 영화 속 재즈는 음악계에서 새로운 어법으로 간주 되었고, 클래식에도 활용되며 세계적인 현대음악의 한 장르로 인정받는다.

재즈는 영화뿐 아니라 근·현대의 미국의 음악적 사고를 장악한다. 미국 음악계에 번진 사실주의 경향으로 미국을 풍자한 발레곡과 오페라를 통해 많이 공연되었다. 자극적 요소가 짙은 재즈의 표현법은 현대음악 깊숙이 침투된다.

비밥 재즈는 하드 밥 재즈와 쿨 재즈로 구분되며 영화 속에 사용되는 쿨 재즈는 모던 재즈이며 냉정함과 정적인 풍으로 비밥보다 압축적이고 절제된 표현이다. 로버트 뷔드로 감독의 <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2016)가 대표 영화이다.
외국 정취와 문화에 열광적인 호감을 준 재즈는 논리적이고 정확한 유럽인에게 비논리적인 아프리카 음악이 관심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고 랙타임과 재즈에서 미국적 어법을 발견하고 유럽음악을 따라잡았다.

미국의 영화 속 재즈 음악이나 음유시인의 노래와 영가, 남부 흑인들의 종교적인 노래에서 재즈 리듬이 추적되며 상업적으로 song-and-dance로 구체화 된다. 재즈와 유럽음악은 리듬에서 현저하게 구분된다. 선율과 화성만큼 리듬의 다양성은 무궁무진하다.

영화가 재즈를 선곡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구 음악은 선율과 화성, 형식은 다채롭지만, 리듬 변화는 적고 모차르트와 브람스, 아방가르드의 콘서트 음악과 현대음악의 리듬조차 재즈에 비해 미소한 것은 싱커페이션 리듬과 off-beat 박자, 복합리듬의 다양한 특성 등, 비정규적인 흐름이 만든 그들만의 살아있는 리듬이 있기 때문이다.

재즈 음악은 리듬에서 당김음과 즉흥성이 압도적이다. 뉴올리언즈부터 현대까지 즉흥연주는 화성적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자유분방하게 발전했고 그 핵심은 즉석에서의 음악적 감동에 가치를 둔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2016)는 재즈의 존재감을 미학적으로 정리한 실례이다.


정순영 음악평론가 겸 작곡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