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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학생단체 ‘팔레스타인 지지’ 미국내에서 논란...‘국내 대학가도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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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학생단체 ‘팔레스타인 지지’ 미국내에서 논란...‘국내 대학가도 갑론을박’

CNN, 미 지지 학생 이름과 얼굴 등 신상 전광판 건 ‘독싱트럭’ 캠퍼스 배회… “매카시즘 재현 이 시대 도덕적 명확성 저지”

15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각) ‘독싱 트럭’이 하버드 학생연합 단체인 ‘하버드 학부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 구성원의 이름과 얼굴이 실린 전광판을 설치한 채 이날 캠퍼스를 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15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각) ‘독싱 트럭’이 하버드 학생연합 단체인 ‘하버드 학부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 구성원의 이름과 얼굴이 실린 전광판을 설치한 채 이날 캠퍼스를 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해 국내 대학가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성명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학가에서도 반이스라엘 공동 성명이 발표돼 충돌이 일고 있다. 특히 반이스라엘 성명문에 서명한 뒤 하마스 비판 시위를 벌인 하버드 학생들의 신상정보가 캠퍼스 전체에 공개됐다.

15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각) ‘독싱 트럭’이 하버드 학생연합 단체인 ‘하버드 학부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 구성원의 이름과 얼굴이 실린 전광판을 설치한 채 캠퍼스를 배회했다.
이는 보수단체의 행각으로, 보수성향의 미디어 감시기관인 ‘어큐러시 인 미디어(Accuracy In Media, AIC)’가 배후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수단체는 학생들의 신상정보를 내건 독싱 트럭 하단에 ‘하버드 반유대주의 선도 세력’이라는 현수막도 걸었다.

공동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학생들의 성명은 온라인에도 공개됐다. 보수단체는 소셜미디어앱 ‘X(전 ‘트위터’)’를 통해 “온라인에 매시간 새로운 이름을 등록하고 있다”며 “연대 위원회를 탈퇴한 학생들은 이름을 삭제해주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하버드 유대인 학생연합 단체인 힐렐은 “트럭은 연대 지지자들에 대한 협박성 의도가 다분한 과한 처사”며 “위원회 공동 성명자들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정당화돼선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 학생들에 대한 압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위원회 구성원은 지난 7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기습 공격하면서 1200명 이상 사상자를 낸 뒤, 팔레스타인 지지 촉구 성명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헤지펀드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이 자신의 X 계정에 “반이스라엘 입장을 표명한 하버드대 학생 명단을 수집하겠다”며 추후 채용에 불이익을 있을 것이라 암시했다.
하버드대 크림슨 학보에 따르면 위원회 단체는 압력을 견디다 못한 34곳 중 4곳이 빌 애크먼 발언 다음 날 성명서 서명을 철회했고, 교내 트럭 사건 이후에는 추가로 4곳 이상 서명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하버드대 법학자 로렌스 트라이브는 “매카시즘을 재현한 이 같은 사태는 이 시대 도덕적 명확성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내 게시판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과 관련한 팔레스타인 지지 성명서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내 게시판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과 관련한 팔레스타인 지지 성명서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국내에서도 대학가 곳곳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성명이 나왔다.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은 15일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한국외대 등 대학 캠퍼스 내 게시판에 ‘팔레스타인의 저항에 연대를 보내자’는 제목의 지지 성명서를 붙였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현 이스라엘 정부는 인종청소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이에 저항하는 것은 어떠한 방식이든 팔레스타인들의 정당한 권리”라는 입장을 보였다.

성명서에 대한 학생들 반응은 엇갈렸다. 대학생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민간인 납치와 학살 영상이 퍼지는 등 하마스의 잔혹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를 옹호하는 것은 테러를 지지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성명을 지지하는 B씨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팔레스타인 지지가 왜 비판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팔레스타인이 실효 지배하고 있던 땅을 이스라엘이 강제 점령한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C씨는 중립에 서 “두 쪽 모두 민간인 학살 중인 상황에서 한쪽 편을 드는 것은 의미없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인턴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