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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애 예술감독·총안무의 '23 아이엔지-비나이다'…댄스필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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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애 예술감독·총안무의 '23 아이엔지-비나이다'…댄스필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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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프랑스의 무용·음악·영상 예술가들이 다국적·다 장르의 한·프 공동 작업을 기획(2021년)하여 매년 새로운 주제로 한국과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축제에서 레지던시 작업 후 공연을 발표해 왔다. 이 작업은 일회성 공연과 한정 관객에게 공연되는 것을 지양하고, 많은 국내외 관객과 공유했다. 지난해 프랑스 몽플리에 시(市)의 ‘코레디시’ 축제에서 한·프 공동 즉흥 협업의 「So What」을 바탕으로 성남 예술인과 함께 댄스필름이 완성되었다. 댄스필름 작업과 해외댄스필름축제 경험이 있는 아이엔지콜라보 그룹은 ‘여성과 노동’ 주제의 창작 댄스필름 「23 아이엔지-비나이다」(기획·예술감독·총안무 최문애)를 제작하여 국내 온라인공연플랫폼 아츠인탱크에 선보였다.

성남문화재단 후원, 성남창작예술인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국내외 댄스필름영화제에 출품을 앞둔 댄스필름 「23 아이엔지-비나이다」는 현대인들에게 일과 노동의 의미를 고민하고 있다. 댄스필름은 무용공연과 단순한 무용 기록영상과 차별화되는 장르로 팬데믹 이후 새롭게 부상되고 있다. 신작 「23 - 아이엔지 비나이다」는 무용 동작 외에 카메라의 시선과 다양한 편집 기술과 색상 변화를 추가하여 무용·음악·연주를 넘은 영상미를 최대한 활용한다. 스크린에 적합한 댄스 필름은 공연장이 아닌 접근이 편리한 노트북, 핸드폰, TV 모니터 화면에 최적화된 작품을 창작하여 관객들과 공유한다. 열다섯 명의 예술가가 참여한 공연은 관객 오백 명을 가뿐히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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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애 예술감독의 '23 아이엔지 비나이다'
최문애 예술감독의 '23 아이엔지 비나이다'
최문애 예술감독의 '23 아이엔지 비나이다'


노동은 인간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해 육체적,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이자 단순한 동작을 통해 최대한의 생산성을 끌어내는 일이다. 이 때문에 노동은 어떤 식으로든 신체의 통제를 전제로 하고 때론 신체를 극한의 상황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23 아이엔지-비나이다」 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파편화되고 쪼개지는 일과 노동을 바라보며 오랜 시간 우리의 삶을 관통해 온 노동의 의미에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하는 예술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작품이다. 여성의 노동은 끊임없이 유무형의 결과물을 생산하지만 경제적 이익 창출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당한 권리를 인정받지 못했다. 가사와 돌봄, 농사일에 이르는 책임진 여성의 몸은 수동적으로만 비추어졌다.

생산을 위한 몸, 생명을 잉태하는 몸, 돌봄을 위한 몸. 그 가운데 전통적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 노동이 주체가 된 것은 바로 ‘목화솜’ 따기이다. 솜은 다각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노동, 구름과 희망, 스트레스, 노동의 무게감을 상징한다. 목화를 따는 일은 의복이나 이부자리에 사용할 솜을 생산하는 주요한 채취 활동으로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자 여성에게 전담된 노동이었다. 노동 착취의 그늘 속 여성은 끊임없이 목화솜을 따는 작업 아래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견디며 생명을 키워내고 돌봐왔다. 최문애 예술감독은 이러한 강인한 여성의 몸에 담겨있는 역사성과 서사성을 움직임, 즉흥 음악, 미디어를 통해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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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애 예술감독의 '23 아이엔지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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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 영상에서 무용수는 성남시 창작예술인 무용가 3명을 포함하여 이십 대에서 오십 대에 이르는 총 6명 여성 무용수가 원색의 의미를 강조하며 세대를 넘어 여성이 느끼는 노동의 무게감을 연기해 낸다. 움직임에서 현대감으로 재해석한 노동은 아이러니하게도 솜털처럼 부드럽고 경쾌하며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다. 음악은 국내 음악가 2명(장구, 신디사이저)과 프랑스 예술가들의 협업 작업으로 1장과 3장은 한국 음악가들의 연주, 2장 4장 5장은 프랑스 음악가들의 연주로 협업 영상 음악이 창작되었다. 장면별 주제를 극대화한 클로즈, 풀, 드론, 짐벌에 걸친 4가지 방법의 촬영은 장면마다 다양한 카메라 앵글과 촬영 장소의 특성을 잘 살려내고 있다.

「23 아이엔지-비나이다」는 1장: ‘시간의 흐름’, 2장: ‘반복적 노동’, 3장: ‘노동의 무게’, 4장: ‘노동의 무게 극복’, 5장: ‘직면’에 이르는 총 5장으로 구성된다. 문화비축기지 안의 ‘야외, 탱크, 유리파빌리온’을 이용한 촬영은 짧은 동선 이동으로 시간 단축과 공간감이 훌륭하여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고, 갈대 등의 인서트 촬영과 디지털 보정 작업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편집은 각 장면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영상에 담기 위해서 주제마다 독특한 편집(‘디졸브’, ‘모션블러워’, ‘슬로우’, ‘글리치’, ‘페이드인·아웃’)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 작품은 내년 제4회 올댓댄스 온라인페스티벌에 특별초청작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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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애 예술감독의 '23 아이엔지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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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애 예술감독의 '23 아이엔지 비나이다'


디지털 시대의 SNS 문화 환경은 공유지역 측면에서 경계가 없다. 온라인공연 스크린 맞춤형 댄스피름 「23 아이엔지-비나이다」는 성남지역을 넘어 한국과 국제참가자 오 천여 명이 가입된 아츠인탱크(온라인공연플랫폼)에 상시 상영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관객에게 자유로운 선택적 관람을 제공하여 성남 문화도시 위상을 높게 알렸다. 댄스필름을 제작하여 온라인 플랫폼상에 올려 성남시민(취약계층 포함)의 공연예술 접근성을 확대했고, 예술가의 자료 전산화 작업의 일환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성남시민들을 비롯한 시청자들은 다양한 형태의 문화예술을 접하고 ‘여성의 노동’을 통해 다양한 인생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23 아이엔지-비나이다」는 미국 할리우드에 있는 역사적인 건물 반스달 아트파크에 개최되는 제22회 댄스필름축제에 제출되어 본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예술감독 최문애는 2024년 미국 하와이 주립대학 초빙교수로 초청되어 있다. 그녀는 ‘댄스필름의 제작과정 및 비하인드 스토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이 작품을 하와이 주립대학에서 상연할 예정이다. 성남판 「23 아이엔지-비나이다」는 이번 기회를 통해 향후 국제교류의 가능성을 열고 지속해서 한·프 예술가들이 만나 성남지역에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할 계획이다. 이 작품은 성남지역은 물론이고 서울, 미국, 프랑스에서 상연 기회를 연계하면서 문화도시 성남시의 위상을 드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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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애 예술감독의 '23 아이엔지 비나이다'


「23 아이엔지-비나이다」는 국내외 회원가입 수 4,666명(2023년 10월 기준)인 아츠인탱크(온라인무용플랫폼)에 게시함으로써, 성남지역을 넘어 여러 지역과 해외 관객들에게 댄스필름 「23 아이엔지-비나이다」를 공유하여 성남시를 대표하는 댄스필름이 되었다. 국내외 온라인플랫폼 총 3개와 연계하여, 「23 아이엔지-비나이다」 댄스필름 상영을 영구적으로 게시함으로써, 공연 관람을 유도하고, 성남시 창작 예술작품을 지속해서 공개할 수 있게 되었다. 아츠인탱크(온라인무용플랫폼), 서울국제댄스페스티벌 인 탱크 온라인 공연플랫폼, 플레이 슈터 공연플랫폼(https://playshooter.com/), 아이엔지콜라보그룹 인스타그램, 페북, 블로그에 홍보가 진행 중이다.

「23 아이엔지-비나이다」는 한국에서 댄스필름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창작품이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으나 댄스필름은 무용의 일회성을 보완하면서 후대에 시대적 흐름을 읽게 해주는 훌륭한 역사 교과서이자 무용 전과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소지하고 있다. 지방자치 단체의 도움으로 이 역사적인 작업이 완성된 사실이 놀랍다. 지자체는 이 작품의 지원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일반인들에게는 무용이며 영상인 작품이 사회성이 듬뿍 담긴 교과서 기능을 하였으며, 참여 예술가들은 이 작품이 지구촌 사람들과의 소통의 장이 된다는 사실에 만족해도 좋을 듯하다. 모두가 만족하는 댄스 필름이 온라인 작업으로 항구적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제19대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사진=아츠인탱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