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는 한국전력이 재무위기 악화로 내년도 회사채를 새로 발행하지 못할 것에 대비한 선제적인 조치로 보이지만 모기업의 재무 부담을 자회사들에 넘기려 한다는 점에서 '빚 돌려막기'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특히 한수원 등 일부 발전 자회사도 영업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모회사를 위한 대규모 중간배당이 훗날 배임 행위로까지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 사 이사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한수원,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등 6개 발전 자회사에 연말까지 중간배당을 결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전은 매년 각 발전 자회사로부터 연간 단위로 경영 실적에 따른 배당금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배당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전이 자회사들에 중간배당을 요구한 것은 지금 같은 재무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 한전채 한도가 대폭 줄어 한전채 신규 발행이 아예 불가능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한전은 원칙적으로 '자본금+적립금'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작년 말 기준으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20조9200억원)의 5배인 104조6000억원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
현재 한전채 발행 잔액은 79조6000억원으로 한도가 거의 소진된 상황이다.
현 전망대로라면 내년 3월 결산 후 한전채 발행 한도를 초과해 한전은 한전채를 새로 찍어내지 못하게 되고 초과한 5조원가량의 한전채도 상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총부채가 200조원이 넘는 한전이 한전채를 발행해 만기가 도래한 빚을 갚고, 전기 구매와 송·변전 시설 유지·보수 등에 쓰일 운영 자금을 융통할 수 없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한전의 요구에 각 발전 자회사는 중간배당 근거를 갖출 정관 변경을 위한 이사회를 속속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한전이 최대 4조원대의 중간배당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연간 영업이익을 넘는 수준의 중간배당은 배임 가능성이 있어 이사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최대 2조원대 중간배당을 요구받는 한수원의 경우 올해 1∼3분기 1600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한수원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정관 개정 논의를 했지만, 일부 사외이사의 반대에 표결을 보류했다가 이날 오전 이사회를 다시 열고서야 중간배당을 위한 정관 개정 안건을 가까스로 통과시켰다.
한국동서발전이 이날 이사회를 여는 등 나머지 발전 자회사들도 14일까지 잇따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해 정관 개정 안건을 논의해 표결에 부친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중 중간배당 근거를 만들기 위한 정관 개정이 이뤄지더라도 각 사가 구체적인 중간배당 액수를 정하는 단계에서 다시 한번 이사회에서 진통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전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정관 개정 승인에 이어 12월 말 각 자회사가 구체적인 액수를 정해 이사회에서 중간배당 결의를 하는 일정을 내부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 배당금이 들어오지 않아도 각 발전사가 중간배당 결의를 하면 회계상 한전의 자산이 증가한다.
최대 4조원의 중간배당이 결정되면 올해 한전 적자는 약 2조원으로 줄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금+적립금'은 18조9000억원으로 내년 회사채 발행 한도는 94조5000억원이 된다. 현재보다 14조원 이상 회사채를 더 발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모회사인 한전만큼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발전사들도 한전의 대규모 중간배당 요구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발전 자회사 관계자는 "이사들에게 중간배당 추진에 동의해 달라고 읍소하고는 있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냐 하는 두려움도 있다"며 "석탄 발전 폐지에 따라 가스 화력 대체 건설 등 투자 수요가 많은데 중간배당을 하고 나면 자금 부족이 커져 결국 회사채 발행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