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업체들 사이 ‘설계보상비 지급’ 계약 성립”
“입찰 무효 발견 전 받은 현금 반환 규정도 계약 내용”
“입찰 무효 발견 전 받은 현금 반환 규정도 계약 내용”
이미지 확대보기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한국수자원공사(한수원)가 설계·시공사 86곳을 상대로 제기한 설계보상비 반환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는 원고와 각 피고들 사이에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이 성립했다고 보기 어려워 설계보상비 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 성립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설계·시공사 86곳은 4대강 사업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와 관련해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공사에 입찰했다. 시공능력 평가액 순위를 기준으로 업체별 공사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사업권을 따냈다.
그러나 2012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사업에 참가한 건설사들은 공구별로 특정 건설사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서로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한수원은 입찰 담합에 들러리로 가담해 설계보상비를 받아 챙긴 업체와 설계사 등을 상대로 설계보상비 전액을 연대 또는 공동으로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한수원 측의 손을 들어 줬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는 설계보상비의 지급에 관한 계약관계가 존재한다”며 “원고는 공사입찰 유의서 등을 근거로 피고들에 대해 설계보상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사입찰유의서는 ‘담합하거나 타인의 경쟁참가를 방해 또는 관계공무원의 공무집행을 방해할 경우 입찰을 무효로 한다’로 규정하고, ‘입찰의 무효에 해당하거나 무효에 해당하는 사실이 사후에 발견된 자는 설계비보상 대상자에서 제외하며, 이미 설계비를 보상받은 자는 현금으로 즉시 반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심은 이를 뒤집어 “입찰공고는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다”며 “원고 등과 피고들 사이에 설계보상비 반환계약이 성립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입찰공고의 주체(한수원)가 입찰공고 당시 ‘낙찰자로 결정되지 않은 자는 설계비의 일부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정했고, 입찰자가 이에 응해 입찰에 참여한 다음 입찰공고의 주체가 낙찰자를 결정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둘 사이에는 미리 공고에서 정한 바에 따른 설계보상비 지급에 관한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찰 무효에 해당하거나 무효에 해당하는 사실이 사후에 발견된 자는 설계비 보상 대상자에서 제외하고, 입찰의 무효 사실이 발견되기 이전에 설계비를 보상받은 자는 현금으로 즉시 반환해야 한다’는 특별유의서 규정도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된다”고 판시했다.
지원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wsedu@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