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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서 푼 문제, 수능에 그대로…‘사교육 카르텔’ 56명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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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서 푼 문제, 수능에 그대로…‘사교육 카르텔’ 56명 적발

감사원, 교사·학원 관계자 등 경찰에 수사 요청
피라미드식 조직적 전개…배우자와 출판사까지 운영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경력이 있는 교사들이 조직적으로 사교육업체에 수능·내신 예상문제를 팔고 고액의 금품을 받아 챙기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감사원 감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경력이 있는 교사들이 조직적으로 사교육업체에 수능·내신 예상문제를 팔고 고액의 금품을 받아 챙기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감사원 감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사진=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경력이 있는 교사들이 조직적으로 사교육업체에 수능·내신 예상문제를 팔고 고액의 금품을 받아 챙기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감사원 감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11일 이같은 내용 등을 포함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관련 교사와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방해와 배임수증재 등의 혐의로 경찰청에 수사 요청했다.
56명 중 27명은 현직 교사다. 나머지는 대학 교수 1명,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직원 4명, 전직 입학사정관 1명, 사교육업체 관련자 23명이다.

수사 요청 대상자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50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경우와 그 이하라고 해도 범죄사안이 중한 경우 대상에 포함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9~12월 교원과 사교육업체 간 문항 거래 등 유착에 따른 우려가 지속해 제기됨에 따라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실태 점검’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수능 출제과정에서 집필 중인 EBS 교재 문항 지문이 수능 문항에 출제되고 수능 문항과 사설 모의고사 중복 검증 누락, 중복 지문 출제에 관한 이의신청을 평가원 직원들이 공모해 부당처리한 문제가 확인됐다.

예컨대 2023학년도 수능 영어 23번 문항에 EBS 교재와 사설 모의고사에 나온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이하 TMI) 지문이 쓰인 사실이 드러났다. 이의신청에 대한 평가원 관계자들의 부당처리 문제도 확인됐다.

교원이 배우자와 공모해 출판업체를 운영하면서 EBS 교재 집필진·수능 출제경력 교원 등으로부터 문항을 구입해 대형 사교육업체 등에 공급하고 금전적 이익을 수취한 사실도 확인됐다.
해당 출판업체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문항 판매 대가로 올린 매출만 18억9000만원에 이른다. 이 중 12억5000만원은 문항 제작진으로 활동한 교사 35명에게 배분했다.

또한 수능 검토위원 경력 교원이 다른 수능 검토위원 등을 포섭해 문항공급 조직을 구성한 후 사교육업체와 문항을 거래하고 일부 교원은 사교육업체 거래 이력을 숨기고 수능 출제위원으로 참여한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 관계자는 “교사와 사교육 업체 간 문항 거래는 수능 경향에 맞춘 양질의 문항을 공급 받으려는 사교육 업체와 금전적 이익을 원하는 일부 교사 간에 금품 제공을 매개로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원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wsed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