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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율동감 충만한 입체화로 그려낸 대자연 '순리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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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동감 충만한 입체화로 그려낸 대자연 '순리의 기쁨'

[나의 신작연대기(35)] 조미경(서양화가, 남예종 실용예술전문학교 학장, C.K어컴퍼니 대표)
조미경 작 Present(sea world) big (45cmx34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paper panel, 2021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Present(sea world) big (45cmx34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paper panel, 2021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던 것을/ 시원하게 저지르고 나서야/ 제대로 된 길을 만났다/ 가끔 무모하게 저지른 일들이 행운이 되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번듯한 겉치레보다 실용이 해 질 무렵의 쌍무지개임을 알게 되었다/ 그미는 뭉크의 절규보다 모나리자의 미소를 사랑했다/ 일상의 웃음을 싣고 과수원길을 달리듯/ 서로 돕고, 사랑하고, 좋은 소식을 전하며/ 그미의 하루는 번져가는 기쁨으로 충만하다/ 그미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나 한가람 미술관에서도 ‘비 오는 날’의 서정적 낭만을 구사하고 있었다.

오는 31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인사아트플라자서 초대 개인전


조미경은 음악과 미술 작업을 존중하는 성악가다. 서울예고 성악과 수석 졸업, 서울대 음대 성악과 수석 졸업, 맨해튼 음악대학원 성악과를 졸업한 성악계의 성골이다. 화제의 전시회나 음악회를 즐겨 다니는 학구적 태도를 견지한다. 제1회 MBC 대학가곡제 대상 수상, 음협 콩쿠르 1등, 2002 옴스크 심포니 베스트 연주자상, 대한민국 파워리더 대상, 대한민국 오페라 교육부문 대상, 대한민국 오페라 CTS상,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특별예술가상 수상의 다채로운 수상 기록이 있다.
조미경 작 공중을 나는 새 누림, 50cmx50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paper thread on paper panel,  2023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공중을 나는 새 누림, 50cmx50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paper thread on paper panel, 2023

조미경 작 붉은 꽃 리듬을 타다, 163cmx131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4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붉은 꽃 리듬을 타다, 163cmx131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4

조미경 작 Fulfillness,  100cmx47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paper panel, 2023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Fulfillness, 100cmx47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paper panel, 2023

단조로움이었던가, 예술의 갈래를 넘나드는 일이 일어났다. 그녀는 다중적 예술적 유전자를 지니고 있었다. 조미경은 자신의 드로잉으로 오페라 의상을 직접 만들어 주변을 놀라게 하거나 그녀의 디자인은 미술적 가치를 충분히 소지한 화작(畵作)이었다. 성악에서 그림 작업으로 자신의 예술적 영역을 확장하고, 작품 'Nautra'(Nature)展(AD gallery, 서울, 2023), '점'(Punctum)展(AD gallery, 서울, 2024)을 단체전에 선보이다가 조미경은 갑진년 뜨거운 여름(7월 31일~8월 13일), 인사아트플라자 갤러리에서 초대개인전을 연다.

조미경은 성악가로서 KBS심포니, 서울시향, 뉴저지향, 모스크바 심포니, 옴스크 심포니, 하바롭스크 심포니 등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 초청 독창회 및 협연, CD 출반, 오페라 카르멘, 리골레토,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모세, 카말레리아 루스티카나 등 20편의 주역으로 예술의전당, 롯데콘서트홀,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등에서 무대에 섰다. 또 메시아, 사울, 엘리야, 글로리아, 마태수난곡 등 50여 편의 종교 곡에서 알토 솔리스트를 맡았으며, 볼쇼이 합창단, 국립합창단 등 국내외 합창단과 협연해 왔다.
조미경 작 얼음 꽂이 피어 오르다 fulfilness III,  117cmx80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1-23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얼음 꽂이 피어 오르다 fulfilness III, 117cmx80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1-23

조미경 작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91cmx72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3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91cmx72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3

조미경 작 Sea World, 50x50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3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Sea World, 50x50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3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MBC 가곡의 밤, 라이징스타 콘서트, 교수 음악회 등 200회 이상의 솔로 연주를 해온 조미경은 파슨스 대학원 유학 시절 디자인을 전공했고, 불타는 승부욕으로 수석 졸업의 영예를 안았다. 이제 조미경은 성악가이자 화가로서 하늘의 영광과 해저의 중후함에 걸친 자연의 이치를 이 땅에 전하는 예술 사도의 역할을 성실하게 해내고 있다. 성악에서 회화에 걸친 그녀의 예작(藝作)은 사계의 촘촘한 구성의 ‘순리의 기쁨’과 일상의 충만을 일깨운다. 그녀는 평면의 입체화와 고체의 율동감을 자연스럽게 끌어온다.

태초에 생명이 있었음을 알린다. 빛이 생기고, 씨앗이 발아해 자연은 대지와 바다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그녀의 화제(畵題)는 성경의 장과 절에서 뽑아 올린 명제가 되었다. 구약에서 신약을 두루 거쳐 문학·사학·철학의 핵심에 접근하는 조미경의 회화는 ‘Natura’(생명을 낳다)라는 큰 틀 안에 물속, 식물(꽃), 동물(새), 인간에 대한 상징이 수필처럼 펼쳐져 있고, ‘자연의 누림’, ‘밤이 내리다’, ‘생기’, ‘Eudaimonia’(fulfilness, 충만), ‘Present’(bag series, 백 시리즈), ‘Lux’(Luna, 빛이 있으라)가 대자연의 이치와 연관되어 있다.

문•사•철 핵심에 접근 자연•인간 함께 번성하길 기원


‘Natura’(생명을 낳다) 대주제 아래 건강한 자연과 행복한 인간의 세상이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작가의 심성이 담긴다. 아레테를 추구하는 풍성한 삶이 글자 그림이 된다. 작가는 파괴되어 가는 자연을 보며, 생명을 탄생시키는 자연을 생각해 내고 ‘탄생’과 ‘창조’를 찾는다. 작가는 자연을 통해 조미경畵의 주장과 미학적 입장을 밝힌다. “작가는 아름다운 예술을 포기한 현대미술을 반성한다.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며 전통이 된 현대미술은 미추(美醜)도 선험적인 것이 아니라 경험적이며 사회의 이념과 관습 등에 의해 제시된다고 말하며 절대성을 부정한다.”

작가의 ‘Natura’는 물속 세계로 확장된다. 자연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식물(꽃), 동물(새), 인간은 작가와 의미적 동반자로서 동일시된다. 그녀의 화제(畵題)는 시어(詩語)로 환치된다. 그녀의 작품은 무용, 문학, 미술, 연극, 영화, 음악, 전통을 아우르는 교향곡이 된다. 여러 갈래의 예술은 마침내 거룩한 ‘탄생’의 주제를 안고,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 사악한 것들을 걸러내고 배양한 그림들은 화사(華辭)를 탄생시키고 감동의 대상이 된다. ‘자연의 누림’에 ‘밤이 내리다’는 ‘생기’와 ‘Eudaimonia’(fulfilness, 충만)로 행복과 번성을 견인한다.
조미경 작 얼음 꽂이 피어 오르다 fulfilness III,  117cmx80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1-23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얼음 꽂이 피어 오르다 fulfilness III, 117cmx80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1-23

조미경 작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91cmx72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3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91cmx72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3

조미경 작 Sea World, 50x50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3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Sea World, 50x50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3


그림의 독해, 촘촘하게 짜인 작가의 주장은 경이롭다. 하늘의 은총으로 ‘Natura’가 씨앗을 잉태해 하늘의 기운과 바다(‘Sea World’)의 에너지(‘Energetic sea world’)를 받는다. 해안에는 밤이 내리고(‘Sea Shore’) ‘별이 빛나는 밤에’ ‘잔잔한 누림’이 아침으로 이어진다. ‘눈꽃이 피다’에 이어 ‘얼음꽃이 피어오르다’, ‘공중을 나는 새 누림’은 ‘빛’(‘Lux’, Luna)이라는 ‘선물’(‘Present’, bag series)을 선사한다. 붉은 꽃이 리듬을 타면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우리는 Eudaimonia(fulfillness, 충만)를 위해 의지적 글을 쓰자고 한다.

강태성(예술학) 교수는 조미경의 미술, 조형론, 선에 관해 자신의 느낌을 피력한다. 전통을 부정하는 일군 집단의 태도에도 불구하고 조미경은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움을 회화의 본질이자 사명으로 파악한다. 현대 사상가들의 상당수가 의미와 재현 사이의 비본질적인 관계 파악에 몰두했지만, 서양화가 조미경은 이러한 사상을 대속하고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찾아간다. 작가는 아름다움의 본질은 창조와 번성이라고 주창한다. ‘빛이 있으라’(Lux)와 ‘풍요, 번성’(Natura, Eudaimonia)하라는 태초의 말씀으로 작품을 전개한다.
조미경 작 Eudaimonia- fulfillness I, 147cmx77cm, pasted paper on paper panel, 2024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Eudaimonia- fulfillness I, 147cmx77cm, pasted paper on paper panel, 2024

조미경 작 Nature IV,  35cmx35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paper panel, 2021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Nature IV, 35cmx35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paper panel, 2021

조미경 작 밤이 내리다- Sea Shore I, 91cmx72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4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밤이 내리다- Sea Shore I, 91cmx72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canvas, 2024


점·선·면에 걸쳐 율동을 직조하는 조미경의 조형론은 거스름 없는 창의적 공간을 창출한다. 의미로 들어앉아 있는 상징들은 심원의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진리의 근원이 된다. ‘빛이 있으라’는 시발점이 된다. ‘생기’와 ‘seme’ 연작은 크고 작은 점을 교차시켜, 씨앗의 의미가 된다. 씨앗은 생명의 근원으로 의미적으로도 겨자씨처럼 확산하는 풍성함을 가진다. “이렇게 점은 생기와 호흡·성령·의미-근원-형태적으로 전개되어 또 다른 영적인 의미를 찾는다. 이러한 의미는 새로운 기호를 가진다.”

자연의 본질적인 아름다움 찾아 점•선•면으로 창의적 공간 창출


선(線)에 관한 사유, ‘빛이 있으라’에는 혼돈의 어둠 속에서 새로운 금빛 줄기가 등장한다. 노란색 면이 검은색 위에 놓이기도 한다. 때로는 글자로, 때로는 형태로 기능한다. 짙은 종이에 중간적 의미를 제시해 원형적이자 근원적인 글쓰기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글쓰기 이전을 포함, 조형적인 선과 함께 의미가 있는 공간이 된다. 선은 빛으로 드러나기도 하며 새로운 존재, 대상을 의미한다. 해초나 나무, 인간 등 다양한 존재와 생각을 새 면과 함께 제시하며, 심장 박동 같은 생명의 리듬(Jousse)으로 전개된다.
조미경 작 Energetic sea world - long ver. turquoise II(121cmx21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nail on paper panel,  2024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Energetic sea world - long ver. turquoise II(121cmx21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nail on paper panel, 2024

조미경 서양화가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서양화가

조미경 작 Nature IV,  35cmx35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paper panel, 2021이미지 확대보기
조미경 작 Nature IV, 35cmx35cm, acrylic paint, pasted paper on paper panel, 2021


조미경은 국민대 교수를 지냈고, 남예종 실용전문학교 학장으로 자리를 바꾸며 미술 활동을 자유롭게 펼쳐 나갔다. 그녀는 중앙콩쿠르, KBS 콩쿠르, 난파 콩쿠르, 한국음악협회 콩쿠르, 대구국제성악콩쿠르 등의 심사위원이었으며, 영미가곡협회 회장, 바로크현대가곡연구회 부회장, 맨해튼음대 동문 성악과 대표, 대한민국 오페라 리더스협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녀의 자연에는 눈꽃이 피어도 충만을 약속한다. 조미경은 선경(仙境)을 창조해 나가면서 자신의 지성을 희생하는 편이다. 그녀의 2주간 전시가 구름 관객이 즐길 이유가 되기를 바란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