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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권 역모'로 지방경제 파국(破局) 자초한 ‘포항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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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치권 역모'로 지방경제 파국(破局) 자초한 ‘포항시의회’

기업지원 조례안, 상임위 통과 후 본회의서 부결 ‘권력개입설’
포항시의회 전경. 사진=포항시이미지 확대보기
포항시의회 전경. 사진=포항시
‘힘없는 자의 정의는 무능이고 정의 없는 힘(권력)은 폭력이다’

경북 포항시의회 의원들이 각각 정치적 이해관계 대립으로 지방경제를 파국으로 몰고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달 30일 본회의를 열고 포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았던 ‘그래핀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최종 부결시켰다.

재적의원 32명 중 16대16 동수를 이뤄 과반이상(17표)을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초 이번 조례안은 지난달 26일 해당 상임위인 경제산업위원회에서 가결돼 30일 본회의에서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본회의가 열리자 나흘전 상임위에서 찬성했던 일부 의원들이 돌연 반대를 표하며 정치적 이해관계 갈등이 가시화 된 것이다.

이들 시의원은 "탄소소재 전반에 대한 재논의 필요성과 특정 기업에 특혜 소지가 있어 조례안은 재고돼야 한다"고 해명했다.

포항시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각 상임위원회에서 원안 가결된 안건이 본회의에서 부결된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포항시의회 개원이래 최초로 기록될 듯하다”고 전했다.

이번 시의회의 조례안 부결과 관련해 지역 산업계와 시민들은 정치적 야합과 역모로 지방경제 파국을 몰고왔다는 지적이다.

포항철강공단 A기업 정모 대표는 “포항은 그래핀 원천기술 및 연구 인프라가 집적된 도시로, 향후 고부가가치 신소재 산업 전환 모색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로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 산업 지원 조례를 부결시킨 시의회의 행태는 시민을 배반한 것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포항시 사회단체 관계자는 “그래핀 산업은 단순히 과학기술 문제가 아니라 지역 일자리 창출과 생존 전략”이라며 “힘과 권력을 갖고 상대를 제거하려는 정치권력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조례안 대표발의자인 시의회 김민정 의원은 “근거도 대안도 없이 표결로 부결시킨 반대 의원들에 대해 법적책임을 묻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최근 현대제철 포항 2공장이 문을 닫는 등 부진한 철강산업 대신 그래핀 산업 등 미래 신소재 산업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며 “정치권력으로 포항의 먹거리 산업을 반대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한편 그래핀은 탄소원자를 벌집모양으로 펼친 2차원 평면 물질이다. 쉽게 말하면 흑연을 가장 얇게 잘라낸 한 층이다.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며 열이 13배 이상 잘 전달되는 소재다. 학계에서는 그래핀이 상용화되면 삶의 질이 통째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일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oi365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