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2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수치는 역대 최고치로 국민연금의 투자 철학이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국내 투자 구조다. 국내 죄악주 투자액 1조2963억 원 중 KT&G가 무려 69.4%인 9001억 원을 차지했다.
강원랜드(16.3%), 하이트진로(6.2%), GKL(3.6%)이 뒤를 이었지만, 사실상 'KT&G 원톱 체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해외투자는 오히려 급증세... '글로벌 담배왕' 필립모리스가 1위
반면 해외 죄악주 투자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2020년 3조858억 원에서 2025년 5조1,171억 원으로 65% 이상 폭증했다. 특히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을 필두로 알트리아 그룹,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 등 글로벌 담배 메이저들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담배 업계는 전자담배, 가열담배 등 차세대 제품으로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며 "순수익률 관점에서는 매력적인 투자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죄악주 프리미엄' 이론의 양면성
증권업계에서는 소위 '죄악주 프리미엄' 이론을 통해 이런 투자를 설명하기도 한다. 일반 투자자들이 윤리적 이유로 기피하는 만큼 해당 주식이 저평가되고, 결과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죄악주 투자 수익률이 다른 섹터 대비 어떤 성과를 보이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배당수익률이 높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업종이 많아 연금 투자에는 적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이런 행보는 분명 논란의 소지가 있다.
남인순 의원은 “국민은 술, 도박,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매년 수조원의 국민건강보험료와 병원비를 지출하는데, 죄악주 투자를 지속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역진적 투자비중을 줄여야 한다”며 “사회책임투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한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가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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