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획] 소통특별시 파주…"시민과 소통하면 정책이 진화한다"

글로벌이코노믹

[기획] 소통특별시 파주…"시민과 소통하면 정책이 진화한다"

이동시장실 4년 차… 시민 목소리에서 출발한 행정혁신, 파주형 협치의 본보기
교육현장 찾아가는 이동시장실 (2023년 6월 29일). 사진=파주시이미지 확대보기
교육현장 찾아가는 이동시장실 (2023년 6월 29일). 사진=파주시
파주시가 민선 8기 들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핵심 시정 철학은 ‘소통’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시장이 현장에서 듣고, 행정이 곧바로 움직이는 시스템. 그 중심에는 김경일 시장의 ‘이동시장실’이 있다.

24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9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37개월간 172회 운영, 누적 시민 6,300여 명과의 만남을 기록한 이동시장실은 이제 파주시의 상징이자 혁신의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한 민원 청취를 넘어,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의 기획 단계로 끌어올린 대표적 ‘현장행정 모델’이다.

김경일 시장은 “시민의 눈높이에서 듣고 현장에서 답을 찾을 때 행정은 진짜 힘을 가진다”며 “이동시장실은 시민 협치의 출발점이자 파주시정이 진화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동시장실을 통해 제안된 여러 현안은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되며 시민의 삶을 바꾸고 있다.

소전국 최대 규모인 파주시 지역화폐 (파주페이) 홍보물. 자료=파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소전국 최대 규모인 파주시 지역화폐 (파주페이) 홍보물. 자료=파주시

지역경제 살린 ‘파주페이’, 시민 목소리에서 나왔다

지난 2월, 국비 지원 축소에도 불구하고 파주시는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연중 10%로 유지하고 충전 한도를 월 70만 원, 명절에는 100만 원까지 확대했다. 이는 이동시장실에 참석한 자영업자들이 “파주페이 덕분에 매출이 늘었다”며 정책의 실효성을 체감했다고 입을 모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 결과 파주페이는 소상공인의 매출을 높이고 지역 내 소비를 순환시키는 대표적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장에서 나온 제안, 파주시 기업박람회로 결실


2023년 1월 문산읍 이동시장실에서 한 중소 제조업체 대표가 “지역 기업들이 서로 무엇을 만드는지도 모른다”며 전시회 개최를 제안했다. 이 한마디는 ‘파주시 기업박람회’로 현실화됐다.

시는 영세기업을 직접 찾아 참여를 독려하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지난해 첫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올해는 해외 바이어를 초청해 수출상담회를 병행하며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까지 확대했다.

제1회 파주시 기업박람회 개막식(2024년 9월 21일). 사진=피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제1회 파주시 기업박람회 개막식(2024년 9월 21일). 사진=피주시

전국 최초 학생전용 통학버스 ‘파프리카’, 적극행정의 상징


한 학부모의 “아이들 등하교길이 위험하다”는 건의는 전국 최초의 학생전용 통학순환버스 ‘파프리카’를 탄생시켰다. 법적 제약으로 불가능할 뻔했던 사업이지만, 파주시는 한정면허와 공동운수협약 제도를 창의적으로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현재 운정신도시 18개 학교를 잇는 노선으로 운영 중이며, 2025년에는 금촌·문산 등 북부권으로 확대된다. 시민 제안이 행정혁신으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법의 사각지대를 메운 ‘파주형 다함께돌봄센터’


아파트 단지 내 돌봄시설이 없어 불안을 호소한 초등생 부모의 민원은 파주형 돌봄정책을 탄생시켰다. 법상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었던 단지에 시비 전액을 투입해 돌봄센터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시는 주민 공동공간이 확보되면 예산을 전액 지원해 ‘파주형 다함께돌봄센터’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지난 9월에는 7개소가 동시에 문을 열었다. 행정이 법보다 앞서 시민의 생활을 지킨 사례다.

다함께돌봄센터 공동개소식 (2025년 10월 13일). 사진=파주시이미지 확대보기
다함께돌봄센터 공동개소식 (2025년 10월 13일). 사진=파주시

작은 목소리일수록 더 크게 듣는 ‘공감행정’


이동시장실은 다수의 문제뿐 아니라 소수자의 어려움까지 담아내고 있다. 적성면 주민의 “소아과가 없어 아이 감기 진료도 힘들다”는 호소에 시는 한 달 만에 적성보건지소에 소아과 전문의를 파견했다. 또 발달장애 청소년 부모의 요청은 방학 중 돌봄 프로그램 신설로 이어졌다.

이처럼 이동시장실은 ‘작은 민원도 정책이 될 수 있다’는 행정철학을 실현하며 시민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파주시가 이룬 혁신의 모든 출발점은 시민의 목소리였다”며 “이동시장실은 단순한 소통이 아니라 시민이 시정의 동반자로 참여하는 협치의 장이다. 앞으로도 시민이 제안하고 시가 실행하는 소통특별시의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향후 이동시장실을 정례화하고, 시민 제안의 후속 관리 체계를 강화해 ‘시민의 아이디어가 곧 정책이 되는 도시’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현장소통은 행정혁신의 뿌리”라며 “소통특별시 파주가 대한민국 협치행정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