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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지방소멸의 파고 넘기, ‘학교 통폐합’만이 정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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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지방소멸의 파고 넘기, ‘학교 통폐합’만이 정답인가

청도 산동지역 공립고 위기…“교육이 무너지면 지역도 사라진다”
경상북도 교육청 청사 . 사진= 경북교육청이미지 확대보기
경상북도 교육청 청사 . 사진= 경북교육청
경북 청도군 산동지역(금천·매전·운문면)이 교육과 행정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지역 유일의 공립 고등학교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학교 통폐합의 범주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중대한 분기점으로 인식된다.

청도군의 지방소멸위험지수는 0.1대 수준으로,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 기준에 해당한다. 해당 지표는 가임기 여성 인구 대비 고령 인구 비율을 기반으로 산출되는 것으로, 0.2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인구 재생산이 어려운 단계로 평가된다.

인구 구조의 붕괴, 수치가 보여주는 현실


30일 군에 따르면 관내 전체 인구 4만 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40%를 넘어선 상황이다. 농촌 지역 전반에서 나타나는 고령화 심화 현상이 청도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지난 10여 년간 고령 인구 비중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다만 과거 대비 증가 폭에 대해서는 기준 시점과 통계 방식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도군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경북 교육 현장의 인구 절벽, 학교가 먼저 흔들린다

경상북도교육청 자료에서도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전 교육 단계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경북도내 전체 학생 수는 25만 명 수준으로, 전년 대비 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수와 학급 수 역시 동시에 줄어들며 교육 기반 자체가 축소되는 양상이다.

특히 초등학생 수 감소가 가장 큰 폭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향후 교육 체계 전반에 미칠 파장을 예고한다. 초등 단계의 급감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학령인구 감소 속도를 일정 부분 완화했던 특정 출생 연령대 학생들이 졸업하면서 중·고등학교 역시 감소 국면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학가까지 번진 여파, 충원율 상승의 이면


경북 지역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이 상승했다는 점은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실제로 일부 대학은 정원을 모두 채우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학령인구 증가에 따른 결과라기보다는 대학들의 정원 조정과 모집 전략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원 감축과 선발 방식의 변화는 지방 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선택한 현실적 대응이다. 충원율 상승이라는 수치만으로 교육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오히려 이는 지역 고등교육 체계가 축소 균형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청도군의 대응 전략, 재정 확보와 개발 계획


청도군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확보와 지역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며 행정적 대응에 나선 결과, 상당한 규모의 재원을 마련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대응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민간 자본이 결합된 대규모 개발 사업 역시 추진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구 유입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계획 단계에서 제시된 전망치라는 점에서 실제 효과로 이어질지는 향후 검증이 필요하다. 지역 개발 사업이 단기적인 활력을 제공할 수는 있으나, 장기적인 인구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별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생활인구 증가의 의미, ‘활력’과 ‘정주’ 사이


청도군의 생활인구가 주민등록 인구를 크게 상회한다는 점은 지역 활성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다. 관광객과 체류 인구, 통근 인구 등이 포함된 생활인구 개념은 지역의 유동성과 경제 활동을 보여주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가 곧바로 정주 인구 증가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방문객 증가와 관광 활성화는 지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학교 존립이나 인구 구조 개선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제한적이다. 교육 기반 유지 문제는 결국 실제 거주 인구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학교 통폐합 논쟁의 본질, 교육인가 생존인가


청도군 산동지역 공립고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학생 수 감소에 있지 않다. 학교가 사라질 경우 지역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매우 크다. 교육 시설의 축소는 곧 학부모와 청년층의 유출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지역 경제와 행정 기능의 약화로 연결된다.

반면 교육 당국 입장에서는 감소하는 학생 수와 운영비용 증가, 교육의 질 유지라는 현실적 문제를 외면하기 어렵다. 통폐합은 이러한 조건 속에서 선택되는 정책적 수단이다. 그러나 이는 원인이라기보다 결과에 가까운 측면도 있다.

선택의 문제를 넘어 구조의 문제로


청도군 사례는 지방 교육과 지역 소멸 문제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학교의 존폐는 단순한 행정적 결정이 아니라 지역의 존속과 직결되는 문제다.

따라서 논의의 초점은 ‘학교를 유지할 것인가, 통폐합할 것인가’에 머무르기보다 ‘어떻게 교육 기능을 지속 가능한 형태로 유지할 것인가’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교육을 비용의 관점에서만 접근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 유지의 핵심 인프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정책 방향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지금 청도군이 마주한 현실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기의 표출이다. 그 해법 역시 단순한 통폐합 여부를 넘어서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법에서 모색돼야 한다는 지역민의 목소리가 높다.


심현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mhb744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