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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태양광 패널로 수소 만든다…UNIST, 고효율 공법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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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태양광 패널로 수소 만든다…UNIST, 고효율 공법 개발

버려지던 실리콘으로 수소·실리카 동시 생산…이론 한계치 근접
울산과학연구원(UNIST) 캠퍼스 전경. 사진=UNIST이미지 확대보기
울산과학연구원(UNIST) 캠퍼스 전경. 사진=UNIST
수명을 다한 태양광 패널이 급증하면서 처리 문제가 환경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폐패널을 활용해 수소와 고부가가치 소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 연구팀이 폐태양광 패널의 실리콘을 활용해 고순도 수소와 실리카를 함께 생산하는 고효율 공법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태양광 발전 설비는 보통 20~30년의 수명을 가지는데, 2000년대 초반 설치된 1세대 설비들이 최근 본격적인 폐기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폐패널 처리 문제가 새로운 환경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매립이나 소각도 쉽지 않아 재활용 기술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인 실리콘은 물과 반응하면 수소와 실리카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반응에서는 시작과 동시에 실리콘 표면에 ‘실리카 막’이 형성되면서 물의 접근을 차단하고, 반응이 스스로 멈추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는 수소 생산량이 이론적 최대치에 크게 못 미쳤다.
연구팀은 별도의 강한 화학약품 없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실리콘과 물을 작은 구슬이 들어 있는 용기에 넣고 회전시키면, 구슬과 실리콘 입자가 지속적으로 충돌하면서 표면의 실리카 막을 반복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반응 면이 계속 드러나면서 수소 생산이 끊기지 않고 진행된다.

실험 결과, 실리콘 1g당 약 1706mL의 수소가 생산돼 이론적 최대치의 99.6%에 달하는 성능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열화학 방식의 약 18~28% 수준과 비교하면 최대 5배 이상 높은 효율이다. 폐태양광 패널에서 직접 회수한 실리콘을 사용한 경우에도 약 98% 수준의 높은 수소 생산 효율을 유지했다.

이 공정의 또 다른 특징은 부산물로 생성되는 실리카의 활용성이다. 함께 생산된 실리카는 표면에 수산기(-OH)가 풍부해 촉매 지지체로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실제로 니켈 촉매에 적용한 결과,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하는 반응에서 기존 상용 실리카보다 높은 전환율과 선택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확인됐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실리카 판매 수익을 제외하더라도 수소 생산 단가는 기존 방식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며, 실리카까지 활용할 경우 수소를 생산할수록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도 가능하다. 또한 연속식 공정으로 전환할 경우 생산량과 에너지 효율이 더욱 향상돼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폐태양광 패널이라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수소 생산과 자원 재활용을 결합한 사례로, 자원순환 기반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백종범 교수는 “폐태양광 패널에서 나온 실리콘으로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동시에 산업적으로 활용 가능한 실리카까지 얻을 수 있다”며 “처리 문제로 골칫거리였던 폐패널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폐태양광 패널 재활용과 친환경 수소 생산을 동시에 구현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백종범 교수는 수소·에너지 전환 분야 연구를 선도해온 전문가로, 국내외 주요 과학기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줄(Joule)’에 게재됐으며, 향후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산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핵심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 연구진. 백종범 교수(왼쪽부터) , 임한권 교수, 연훠 샤오 연구원, 루난 관 연구원, 구지원 연구원. 사진=UNIST이미지 확대보기
UNIST 연구진. 백종범 교수(왼쪽부터) , 임한권 교수, 연훠 샤오 연구원, 루난 관 연구원, 구지원 연구원. 사진=UNIST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