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저널G] “스드메 거품 빼니 천만 원 남았다”… 예비부부 줄선 수원의 ‘공공 예식장’

글로벌이코노믹

[저널G] “스드메 거품 빼니 천만 원 남았다”… 예비부부 줄선 수원의 ‘공공 예식장’

200명 기준 1360만 원, 표준가격제로 바가지 근절… 수목원·박물관서 단 한 팀만
소개팅부터 결혼식까지 공공이 책임진다… 미혼 청년 연계 프로그램 ‘화제’
수원시 공공예식장 수원새빛뜰 홍보 포스터. 사진=수원시이미지 확대보기
수원시 공공예식장 수원새빛뜰 홍보 포스터. 사진=수원시


끝없이 치솟는 웨딩홀 대관료와 부대비용 부담에 아예 결혼식을 생략하려던 청년층 사이에서 수원시의 공공예식장 시스템이 실속 있는 돌파구로 부각되고 있다.

정형화된 상업식 웨딩에서 탈피해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나만의 예식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오는 11월 백년가약을 맺는 직장인 김윤호(29) 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김 씨 커플은 당초 살인적인 예식 비용을 아끼기 위해 예식 자체를 건너뛰고 가족 식사로 갈음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수원시의 공공 개방 예식장인 ‘수원새빛뜰·광교’의 운영 조건을 접한 뒤 마음을 바꿨다. 일반 전문 예식장과 비교해 비용 부담이 미미한 수준인데다, 원하는 형태로 예식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발길을 잡았다.

현재 수원시가 민간에 문을 열어준 공공예식 공간은 광교역사공원, 수원박물관 야외무대, 일월수목원 방문자센터, 수원전통문화관 안마당 등 모두 4곳이다. 기존의 딱딱한 빌딩 숲 웨딩홀을 벗어나 푸른 잔디와 숲, 전통 가옥을 배경으로 삼는다.

200명 기준 1,360만 원… 일반 예식장 대비 '천만 원' 절감 효과


공공예식장의 최대 무기는 투명하고 정직한 가격 구조다. 그동안 공공 대관은 장소만 빌려줄 뿐 부대 절차는 이용자가 직접 알아봐야 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수원시는 전문 웨딩 컨설팅 업체 2곳과 손을 잡고 예식 기획부터 연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특히 기획·진행비, 특수음향 장비, 의자, 꽃장식, 피로연(식사) 등 핵심 항목들을 묶어 ‘표준가격 체계’를 도입했다. 하객 200명 규모로 실속형 패키지를 선택할 경우 총 소요 비용은 약 1,360만 원 선으로 책정된다.

이는 한국소비자원 등이 파악한 수원 시내 주요 사설 웨딩홀의 평균 지출액(2,019만~2,379만 원)과 비교하면 최소 1,000만 원 이상 예산을 아낄 수 있는 수치다.

수원새빛뜰 공공예식장 내외부 전경. 사진=수원시이미지 확대보기
수원새빛뜰 공공예식장 내외부 전경. 사진=수원시


공간별 특색도 뚜렷하다. 야외 웨딩의 명소인 ‘수원새빛뜰·광교’는 수령 370년이 넘은 느티나무 보호수를 배경으로 이색적인 서약을 나눌 수 있고, ‘수원새빛뜰·박물관’은 극장식 계단이 마련돼 소규모 하객이 집중하기 좋다.

날씨 걱정 없는 실내 예식장인 ‘수원새빛뜰·수목원’은 일월수목원의 통유리창을 통해 사계절 풍경을 실내로 끌어들였으며, 고즈넉한 한옥 안마당에서 식을 올리는 ‘수원새빛뜰·행궁’은 고품격 전통혼례를 꿈꾸는 커플들의 선호도가 높다.

만남부터 예식까지 촘촘하게… 공공이 주도하는 결혼 친화 생태계


수원시의 복지 행정은 단순히 예식장을 빌려주는 1차원적 지원에 머물지 않는다.

청년들이 결혼에 대해 가지는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미혼 청년들의 교류를 주선하는 인식 개선 사업을 유기적으로 맞물려 가동 중이다.

최근 영흥수목원에서 열린 청년 네트워킹 프로그램 ‘연애의 발견’에는 2030 미혼 남녀 30명이 모여 MBTI(성격유형검사) 기반 조별 활동과 수목원 산책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교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기계적인 매칭 주선이 아니라 청년들이 연애와 결혼관을 건강하게 소통하도록 돕는 공공 플랫폼인 셈이다. 시는 오는 27일 팔달문화센터에서 100명 규모의 대형 청년 교류 문화 행사인 ‘아주 보통의 하루’를 연달아 개최하며, 하반기에는 1박 2일 숙박형 캠프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개성 넘치는 공공 자산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어 예약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라며 “청년들이 경제적 한계 때문에 인생의 소중한 출발을 포기하지 않도록, 만남의 장 마련부터 예식 조율까지 촘촘한 밀착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지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lwldms7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