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은 대구, 생활권은 군위…교통·의료·교육 격차 여전
신공항 기대감 속 인프라 점검...“대구시민 체감할 변화 필요”
신공항 기대감 속 인프라 점검...“대구시민 체감할 변화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3년 전만 해도 ‘경북 군위군’이었던 곳이다. 하지만 2023년 7월 1일 대구광역시로 편입되면서 군위의 행정적 지위는 완전히 달라졌다.
대구시는 군위 편입을 대구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드는 계기로 제시했다.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연계한 산업·물류·관광 발전은 물론 교통망 확충과 정주환경 개선, 생활SOC 확대 등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러나 대구 편입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행정구역상 군위는 분명 대구다. 하지만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교통과 의료, 교육, 문화·체육시설 등 생활 인프라까지 대구 수준으로 변화했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하다.
이번 기획은 ‘군위가 대구가 됐는가’를 행정구역이 아닌 주민의 일상과 생활환경이라는 기준에서 점검한다.
■ 주소는 대구로 바뀌었다…그렇다면 생활도 바뀌었나
대구 편입의 가장 큰 의미는 행정구역 통합에 그치지 않는다.
군위가 대구의 행정·경제·생활권에 편입되면서 주민들이 보다 편리한 교통과 의료, 교육, 문화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의 산업과 일자리가 확대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특히 군위는 대구경북신공항 예정지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지면서 대구의 미래 성장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개발사업의 미래 가치와 현재 주민들이 누리는 생활환경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신공항 건설을 비롯한 대형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과 군위 주민들이 오늘 당장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하고, 대구 도심으로 이동하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가는 서로 다른 문제다.
따라서 편입 3년의 성과를 평가하려면 ‘무엇을 계획했는가’보다 ‘무엇이 실제 주민의 삶을 바꿨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 가장 먼저 따져볼 문제는 ‘교통’
군위 주민들의 생활권 확대를 위해서는 교통망이 핵심이다.
군위가 대구에 편입됐더라도 대구 도심과 군위 사이의 이동이 불편하다면 행정구역 통합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의 노선과 운행 횟수, 배차간격, 환승체계, 막차 시간, 대구 도심까지의 이동시간 등은 주민들의 일상을 직접적으로 좌우한다.
특히 병원이나 관공서, 문화시설, 쇼핑시설 등을 이용하기 위해 대구 도심으로 이동해야 하는 주민들에게 교통은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생활권 자체를 결정하는 문제다.
대구 편입 3년을 맞아 이제는 편입 전후 대중교통 노선과 운행 횟수, 이용객 변화, 이동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대구와 연결됐다’는 행정적 표현과 ‘대구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주민 체감 사이에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 의료서비스, ‘대구에 있다’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의료 문제도 군위의 현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농촌지역 특성상 고령층의 의료 접근성과 응급의료체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증환자나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어느 의료기관으로 이송되는지, 응급상황에서 대구지역 의료기관까지 얼마나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는지, 야간·휴일 진료에는 어떤 한계가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대구시 편입 이후 의료 관련 지원사업이 확대됐는지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주민들이 “필요할 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느끼는지가 중요하다.
행정구역이 대구로 바뀌었다고 해서 의료 격차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교육 격차 해소도 ‘대구 군위’의 중요한 시험대
교육은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군위 학생들이 대구 편입 이후 어떤 교육 기회를 얻게 됐는지, 교육 프로그램과 진로체험 기회가 확대됐는지, 통학환경은 개선됐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대구 도심과 군위 사이에는 학교와 학원, 문화·예술교육, 진로체험 등 교육 인프라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교육 지원사업의 숫자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가 실제로 체감하는 교육환경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대구 편입이 군위 학생들에게 더 많은 교육 선택권을 제공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객관적인 답이 필요하다.
■ 문화·체육·복지…생활SOC가 따라와야 한다
대구 도심과 군위의 가장 큰 차이 가운데 하나는 생활SOC의 밀도다.
도서관, 체육시설, 공연·문화시설, 청소년시설, 복지시설 등 주민들이 일상에서 이용하는 시설의 접근성은 도시와 농촌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군위지역 자체의 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구시 전체의 문화·복지 인프라를 군위 주민들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느냐도 중요하다.
‘대구시민’이라는 이름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대구시민이 누리는 생활서비스의 혜택을 군위 주민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 예산과 투자, ‘계획’보다 ‘집행’을 봐야
대구 편입 3년을 평가하는 데 재정투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대구시가 군위에 얼마나 많은 예산을 투입했는지는 중요한 지표다.
그러나 사업계획과 예산편성만으로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얼마가 집행됐는지, 어떤 사업이 완료됐는지,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지연되는 사업은 없는지까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교통·도로, 의료, 교육, 문화·체육, 복지, 산업·일자리 등 분야별로 편입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야 ‘대구 편입 3년’이 단순한 행정구역 변경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 신공항의 미래와 현재 군위의 삶은 함께 봐야
군위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대구경북신공항은 빼놓을 수 없다.
신공항이 건설되면 군위는 대구의 새로운 산업·물류·관광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신공항이라는 미래의 대형 프로젝트가 현재 군위 주민들의 생활 불편을 대신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신공항이 들어선 이후의 군위도 중요하지만, 그때까지 군위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현재 삶도 중요하다.
미래 개발과 현재 정주환경 개선이 동시에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 [문제점] ‘대구 편입’과 ‘대구 생활’ 사이에 놓인 간극
대구 편입 3년을 놓고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문제는 행정통합의 속도와 생활권 통합의 속도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소는 바뀌었지만 교통·의료·교육·문화 등 생활서비스가 단기간에 도시 수준으로 변화하기는 어렵다.
더욱이 군위는 면적이 넓고 인구밀도가 낮은 농촌지역이라는 특성이 있어 대구 도심과 동일한 방식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도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적 특성이 생활 격차를 방치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대구시는 군위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통·의료·교육·복지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하나의 문제는 대형 개발사업 중심의 발전전략이다.
신공항과 산업단지, 대규모 개발사업은 군위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지만, 사업의 효과가 주민들의 생활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개발은 진행되는데 주민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사업 규모나 투자액을 앞세우기보다 주민 1인당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무엇인지를 정책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교통은 실제 이동시간이 얼마나 줄었는지, 의료는 응급상황에서 얼마나 빨리 치료받을 수 있는지, 교육은 학생들의 선택권이 얼마나 넓어졌는지, 문화·복지는 주민들이 시설을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결국 대구 편입 3년의 가장 큰 과제는 ‘행정구역상 대구’에서 ‘생활 속 대구’로 넘어가는 것이다.
군위가 진정한 대구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형 개발사업의 청사진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오늘을 바꾸는 생활밀착형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대구 편입 3년.
군위의 주소는 이미 대구가 됐다. 이제는 군위 주민들의 삶에서도 ‘대구’라는 변화가 느껴져야 한다.
그것이 앞으로 대구시와 군위군이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광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wang247@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