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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경제성장률 5% 청사진...'미래'보다 '현실'에 충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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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경제성장률 5% 청사진...'미래'보다 '현실'에 충실하라

박찬대 시장 비전 발표...영흥 AI·에너지파크 등 재원조달이 관건
국비 9000억 확보·바이오과기원 설립·데이터센터 건설, 넘을 할 산
사업비·민간투자·주민 수용성 불확실…장밋빛 넘어 성과 나와야 인정
박찬대 시장 미래산업 기자회견 전경. 사진=김양훈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박찬대 시장 미래산업 기자회견 전경. 사진=김양훈 기자
인천시가 미래산업 육성을 앞세워 경제성장률 5% 달성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미래자동차, 청정에너지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와 중앙정부 지원을 전제로 한 사업이 적지 않아 실현 가능성을 면밀하게 따져볼 대목이 많다는 중론이다.

박찬대 인천시장은 26일 오전 시청 대회의실에서 '인천 미래산업 리파워링(Re-powering)' 비전을 발표했다. 취임 100일 경제 구상과 도시공간 비전에 이은 세 번째 정책 발표의 기자회견으로서 핵심은 민선9기 임기 평균 경제성장률 5% 달성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박 시장은 2022년 6.8%였던 인천 경제성장률이 2025년 잠정치 기준 마이너스 0.5%까지 하락했다며 산업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발표에서 2022~2024년 평균 성장률 5.3%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장률 하락을 위기의 근거로 제시했다. 과거 성과와 현재 위기를 바라보는 시정의 평가가 달라진 만큼 산업별 성장 둔화 원인부터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꿈은 원대해도 실행 능력에 달려 있다.

영흥 AI·에너지파크, 기대만큼 사업성도 확보?


이번 발표에서 주목되는 사업은 영흥도 AI·에너지파크다. 석탄화력발전 중심의 영흥을 청정에너지 생산과 AI 데이터센터가 결합된 첨단산업 거점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2027년까지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2028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한다.

2028년 100MW급 데이터센터 착공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3GW 규모까지 확충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기대효과는 분명하다. 발전시설의 친환경 전환, 지역 내 전력 활용, 첨단기업 유치가 연결되면 새로운 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냉각설비, 송전망 구축이 필요한 시설이다. 재생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은 물론 실제 전력 수요와 투자수익성을 검증해야 한다. 무엇보다 영흥 주민들이 체감할 일자리와 지역경제 효과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사업이 추진되는 동안 발생할 환경 부담과 주민 수용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청정에너지를 강조하는 것만으로 친환경 사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약점도 분명하게 해결할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대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섞인 분석이다.

바이오과기원 설립·미래차 국비 9000억…확보된 예산인가

바이오산업 전략은 생산 중심에서 신약 연구개발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송도에 인천바이오과학기술원을 설립하고 매년 300명 규모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이미 추진 중인 2200억 원 규모 K-바이오랩허브, 2000억 원 규모 유니콘펀드, 글로벌 기업과의 공동연구 및 투자 협력은 긍정적인 기반이다.

그러나 바이오과기원 설립은 관련 법률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 국회 협조와 정부 재정지원이 필요한 사업을 확정된 성과처럼 평가하기는 어렵다. 청라 미래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시는 산업통상자원부 연구개발 사업을 유치해 최대 9000억 원의 국비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관련 문제는 이 금액이 확보된 예산이 아니라 유치 목표라는 사실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과 정부의 정책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기업 유치 역시 업무협약이나 협의 단계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투자, 연구시설 건립, 고용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물류AX·G20 구상, 지역경제로 연결이 필요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활용한 물류 인공지능 전환(AX)은 인천의 기존 산업기반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시는 37개 기관이 참여한 물류AX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2029년까지 물류AX 융합원을 개원하고 국제물류진흥지역 지정도 추진한다. 그러나 기술개발 성과가 대기업에 집중되지 않도록 중소 물류기업과 기존 산업단지에도 지원이 돌아가야 한다.

2028년 G20 정상회의와 국제엑스포, 세계 e스포츠 대회 유치 구상 역시 국제도시 인천의 위상을 높일 수 있지만, 행사 개최 자체가 지속적인 산업 성장과 일자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국제행사 유치 여부와 관계없이 추진할 수 있는 독립적인 산업발전 계획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다.

성장률 5%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소득과 일자리


이번 미래산업 비전은 인천의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방향에서 의미가 있다. 에너지와 AI, 바이오, 물류를 하나의 산업생태계로 연결하려는 시도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압적적인 인천을 만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발표자료에는 개별 사업의 총사업비와 연차별 재원 조달계획, 민간투자 확약 규모, 구체적 고용창출 목표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성장률 5% 달성을 위한 산업별 기여도와 연도별 목표도 확인하기 어렵다. 목표가 높은 만큼 뒷받침할 수치와 근거는 시민이 알아야 한다.

시는 앞으로 산업별 기본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재정 부담, 사업 우선순위, 경제적 파급효과를 검증하고 추진 실적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미래산업 정책의 성패는 발표장의 화려함도 아닌 시민의 삶에서 드러나야 한다. 기업이 투자하고 청년이 취업하며 소상공인과 기존 산업 종사자들에게도 성장의 성과가 돌아가야 한다.

박 시장이 약속한 경제성장률 5%가 실현 가능한 목표인지, 아니면 또 하나의 장밋빛 청사진으로 남을지는 예산 확보와 정책 실행력이 판가름할 것이다. 그리고 인천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비전 발표가 아니라 이미 발표한 약속을 책임지고 성과로 입증하는 행정이 있어야 한다.


김양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pffhgla1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