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판매량 5년 새 반토막… 2031년까지 신차 13종 중 동남아 전용 모델 단 1종에 그쳐
미국·일본·오세아니아에 전기차·경차 등 10종 투입… 폭스콘 조립 EV·혼다-닛산 협력 모색
딜러망 축소로 점유율 탈환 험로… 닛산 등 주요 주주 10년 지분 락업 만료로 지배구조도 '불안'
미국·일본·오세아니아에 전기차·경차 등 10종 투입… 폭스콘 조립 EV·혼다-닛산 협력 모색
딜러망 축소로 점유율 탈환 험로… 닛산 등 주요 주주 10년 지분 락업 만료로 지배구조도 '불안'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과거 구조조정 과정에서 선진국 영업망을 대폭 축소한 데다 전기차 라인업 전환이 뒤처진 상태여서, 미쓰비시의 이번 '위험한 피벗(방향 전환)'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시장의 회의론이 짙게 깔려 있다. 여기에 주요 주주들과의 10년 주식 매각 제한(락업) 계약까지 만료되면서 지배구조의 불확실성마저 커지고 있다.
10월 25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미쓰비시자동차는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급격한 아세안 시장 잠식에 대응해 글로벌 사업 무게중심을 선진 시장으로 전면 재배치하고 있다.
가토 다카오(Takao Kato) 미쓰비시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장기 비전 설명회에서 "과거 중기 경영계획에서는 아세안 시장에 너무 편중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운영했다"고 시인하며 전략적 궤도 수정을 공식화했다.
태국서 반토막 난 판매량… '텃밭' 아세안 신차 비중 4종서 1종으로 축소
미쓰비시자동차에 동남아는 단순한 해외 시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 전략적 요충지였다.
1966년 태국에서 첫 생산을 시작한 이래 미쓰비시상사의 막강한 현지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지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영토를 넓혔다. 지난 10년간 미쓰비시의 전체 글로벌 판매량에서 동남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서 31%까지 확대되며 회사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저렴한 가격과 첨단 인포테인먼트로 무장한 중국산 전기차가 동남아 전역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시장 판도는 180도 뒤집혔다.
전기차 라인업 구축이 늦어진 미쓰비시의 태국 시장 판매량은 최근 5년 새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던 필리핀에서도 2026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 4월 이후 판매 성장세가 눈에 띄게 꺾였다.
이에 따라 미쓰비시는 아세안 집중 투자를 전면 철회했다. 2031 회계연도까지 향후 6년간 출시할 예정인 13개 신차 라인업 가운데 동남아 특화 모델은 2017년 출시된 미니밴 '익스팬더(Xpander)'의 완전변경 모델 단 1종에 불과하다. 직전 중기 계획(2023~2025 회계연도)에서 동남아 전용 신차 4종을 쏟아부었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축소다.
美·오세아니아에 전기차·경차 10종 투입… 폭스콘 조립 EV 활용
동남아에서 후퇴한 미쓰비시는 미국, 일본, 오세아니아 등 선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회사는 향후 투입할 13개 모델 중 10종 안팎을 전기차와 경차 중심으로 구성해 선진국에 투입한다는 복안이다.
자체 연구개발(R&D) 예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 위탁생산(OEM)과 동맹 관계도 적극 활용한다.
오세아니아(호주·뉴질랜드) 시장에는 대만 폭스콘(Foxconn)이 위탁 조립한 소형 전기차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닛산자동차 및 혼다와의 전략적 전기차·소프트웨어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선진 시장 탈환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미쓰비시의 점유율은 수 퍼센트대의 미미한 수준에 불과한 데다, 2000년대 이후 수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으로 현지 딜러 네트워크를 대거 축소해 경쟁사 대비 오프라인 거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미쓰비시는 2030년 3월까지의 글로벌 연간 판매 목표를 90만 대로 보수적으로 설정했다. 이는 2025 회계연도 대비 13% 증가한 수치지만, 2018 회계연도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124만 대)나 이전 중기 계획 목표치(110만 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닛산과의 10년 락업 계약 만료… '홀로서기' 압박 직면한 지배구조
설상가상으로 회사 내부 지배구조의 결속력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16년 카를로스 곤 전 회장 시절 닛산자동차가 미쓰비시 지분을 인수할 당시 체결했던 '10년 주식 매각 제한(Lock-up) 계약'이 지난 10월 20일부로 만료됐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닛산과 미쓰비시상사 등 주요 주주들은 특정 조건 하에 언제든 지분을 처분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현재 미쓰비시자동차의 주가는 2016년 10월 당시와 비교해 30% 이상 폭락한 상태다. 주요 주주들이 당장 지분 매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일본 금융당국과 자본시장의 순환출자·교차지분 해소 압박이 거세지면서 동맹 관계가 과거처럼 끈끈하게 유지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쓰비시 그룹의 한 핵심 주주는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교차지분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쓰비시자동차는 이제 온실에서 벗어나 진정한 홀로서기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의 파괴적 혁신에 밀려 본거지인 동남아 시장의 주도권을 상실한 미쓰비시가, 딜러망과 브랜드 파워가 약화된 선진 시장에서 과연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