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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활화산이 도시를 밝힌다"… 美 '엔듀런스 에너지', 세계 최초 해저 지열 발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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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활화산이 도시를 밝힌다"… 美 '엔듀런스 에너지', 세계 최초 해저 지열 발전 성공

시애틀 본사서 심해 활화산 시추·발전·원격제어 성공… 10초간 순양수 전력 첫 생산
해저 심층수 '자연 냉각'·수압 '소형화' 강점… 통가 해역에 2MW 발전기 6대 설치 추진
빅테크 AI 전력난·초당적 지원 업고 급부상… 美 에너지부 "2050년 90GW 공급 가능"
화산 지열 에너지 발전 원리를 도식화한 단면 구조. 사진=학습관리시스템(LMS)이미지 확대보기
화산 지열 에너지 발전 원리를 도식화한 단면 구조. 사진=학습관리시스템(LMS)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와 탈탄소 기조 속에서 바닷속 해저 활화산의 무한한 열에너지를 직접 전력으로 변환하는 혁신적인 차세대 지열 발전 기술이 세계 최초로 실증에 성공했다.

비록 첫 전력 생산 시간은 10초 미만에 불과했으나, 심해 활화산 현장에서 시추부터 발전, 원격 제어까지 이어지는 전(全)주기 사이클을 완벽히 입증하면서 '불의 고리(환태평양 조산대)' 연안 도시들에 24시간 청정 기저부하(Baseload)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역사적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월 25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외신 오일프라이스닷컴(Oilprice.com)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본사를 둔 청정에너지 스타트업 엔듀런스 에너지(Endurance Energy)는 해저 활화산 지열 발전소에서 세계 최초로 순양수(Net-positive) 전력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엔듀런스 에너지는 심해 해저 지반을 시추해 마그마 열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터빈을 가동해 전력을 생산하는 완전한 종단 간(End-to-End) 운영 시험을 마쳤다.
앤드류 레드(Andrew Redd) 엔듀런스 에너지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27일 활화산 위에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고 전력을 직접 생산했다"며 "이번 역사적 이정표를 통해 극한의 심해 환경에서 실제로 무엇이 작동하고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직접 확인했으며, 지속적인 상업용 발전을 위한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할 확고한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애틀 본사서 심해 원격 제어 성공… 통가에 2MW 상업 발전기 6대 배치


기술 전문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서는 시애틀 본사 통제 센터의 운영진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해상의 심해 발전 장비를 원격으로 가동·정지시키고, 해저 압력과 온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집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해저에 지열 발전소를 짓는 방식은 전통적인 육상 발전소에 비해 뚜렷한 물리적 강점을 지닌다.

심해의 차가운 해수는 별도의 대규모 냉각탑 없이도 천연 냉각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며, 해저의 막대한 수압은 고압 증기를 다루는 터빈과 발전설비를 극도로 작고 단단하게 설계할 수 있게 돕는다.

엔듀런스 에너지는 이번 개념 증명을 바탕으로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 해역에 대형 상업용 실증 발전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레드 CEO는 기술 전문 매체 아스 테크니카(Ars Technica)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목표는 해상 표준 컨테이너 크기 수준의 2메가와트(MW)급 상업용 발전기를 최대 6대 제작해 통가 해상에 배치하는 것"이라며 "물리적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 고효율 콤팩트 발전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문학적 해저 시추 비용은 숙제… 빅테크·정치권 초당적 지원은 '순풍'


다만 상업화를 위해 넘어야 할 경제적 문턱도 만만치 않다. 육상 시추보다 훨씬 위험하고 값비싼 심해 해양 플랜트 작업 특성상 초기 설비 투자비(CAPEX)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학교 에너지과학공학과의 롤랜드 혼(Roland Horne) 교수는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한 영역이지만, 육지에서 지열을 개발하는 것보다 확실히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저 지열을 비롯한 차세대 첨단 지열 발전(EGS)은 미국 내에서 가장 유망한 대체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출렁이는 풍력·태양광과 달리, 지열은 24시간 365일 내내 일정한 전력을 뿜어내는 '무탄소 기저 전력'이기 때문이다. 기가와트(GW)급 전력을 상시 소비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전력원으로 지열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역시 미국의 '에너지 지배(Energy Dominance)' 목표에 부합한다는 이유로 지열 부문을 전폭 지원하고 있다.

특히 지열 산업은 전통 석유·가스 시추 인프라와 숙련된 인력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어, 민주당의 '탈탄소화'와 공화당의 '화석연료 시추 생태계 보존' 목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드문 초당적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지열 싱크탱크 프로젝트 이너스페이스(Project InnerSpace)의 드루 넬슨 부사장은 "미국은 지구상 그 어느 나라보다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땅에 구멍을 뚫고 자원을 끌어올리는 독보적인 초강대국"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차세대 지열 기술이 안착할 경우 오는 2050년까지 미국 전역에 최소 90기가와트(GW)의 청정 지열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미국 내 최소 6,500만 가구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다.

글로벌 에너지 전문가들은 "시애틀 스타트업이 보여준 10초간의 해저 발전은 인류가 미개척지로 남아 있던 지구 내부의 마그마 열원을 바닷속에서 직접 전력망으로 연결하는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