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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갑질’ 美 브로드컴…과징금 186억원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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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갑질’ 美 브로드컴…과징금 186억원 확정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등 4개 사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등 4개 사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에 불리한 장기 부품 공급계약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18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대법원에서도 패소했다. 부품 공급 중단 등을 앞세워 삼성전자에 계약 체결을 압박한 행위가 불공정 거래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브로드컴 미국 본사와 지사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와 체결한 장기 부품 공급계약의 강제성 여부였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 브로드컴과 2021년부터 3년간 매년 7억6000만달러 이상의 부품을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대상은 무선주파수(RFFE) 관련 부품과 와이파이·블루투스 부품 등이었다. 약정한 구매 금액에 미치지 못하면 삼성전자가 차액을 배상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브로드컴이 계약 체결 과정에서 구매 주문 승인을 중단하고 제품 선적과 생산을 멈추는 등 공급망을 압박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브로드컴은 RFFE 등 관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사업자였으며,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 등 신제품 생산 차질을 피하기 위해 브로드컴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2023년 9월 브로드컴의 행위가 거래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과 약 18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부품 선택권 제한으로 삼성전자가 추가 부담한 비용은 최소 1억60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2137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삼성전자는 별도로 총 3억2630만달러(약 4375억원)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바 있다.

브로드컴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같은 해 11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은 올해 5월 브로드컴이 부품 공급을 임의로 중단하는 이례적인 수단을 동원해 장기계약 체결을 강제했다고 판단했다. 계약이 삼성전자의 의사에 반해 체결됐다는 점을 브로드컴도 인식하고 있었으며, 계약 내용 역시 삼성전자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고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법원은 브로드컴이 삼성전자의 경쟁 부품업체 제품 채택을 막으려는 목적에서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도 판단했다. 브로드컴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공정위의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은 최종 확정됐다.


김진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j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