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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가뭄에 과일나무 100만 그루 고사…일자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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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가뭄에 과일나무 100만 그루 고사…일자리 비상

[글로벌이코노믹=임숙희 기자] 현재 스페인의 동북부 지역은 50년 만에 가장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올해 비가 평균 강수량의 65% 미만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주요 가뭄지역은 발렌시아(Valencia), 무르시아(Murcia), 알메리아(Almeria), 알리칸테(Alicante), 레반테(Levante) 등이다.

표면적인 피해는 말라버린 토양과 수량이 줄어든 저수지가 대표적이다. 무르시아 지방의 경우 과일나무 100만 그루가 거의 전멸했다. 농작물의 생산성이 떨어짐과 동시에 관련 일자리도 매우 위태로워졌다. 이미 발렌시아와 알리칸테의 경우 올해 1분기에만 98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무르시아는 5만개의 일자리가 위험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농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농민들은 정부에 생활보호의 일환으로 자금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물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지하수를 이용해 관정을 설치하거나 다른 관개시설을 구축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그러나 지하수의 경우 깊이와 염분의 농도에 따라 식수, 농업용, 세척 등의 용도가 구분되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농업협동조합에서는 최소한 1제곱미터(m²) 당 4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설령 이것이 해결돼도 다시 작물을 심어 결실을 맺으려면 최소 5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가뭄으로 국민들은 식수를 큰 화물선을 이용해 공급받기도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지하수 역시 관정을 너무 많이 설치하면 인도의 경우처럼 지하수 자체가 메말라 갈수기가 오기도 전에 고갈될 수도 있다.
가뭄이 지속될수록 스페인 수출상품 중 과일 및 식품의 가격이 상승해 무역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 또한 노동인구 전체 중 5% 미만이 농업에 종사하는데 이렇게 가다간 더 이상 '농민'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가뭄에 영향을 받은 지역은 지난해 9월부터 집계된 강수량이 70~200㎜밖에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