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의 양대축인 독일과 프랑스는 4일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난민을 의무적으로 분산 수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난민 최소 10만명이 회원국 간에 “공정하게” 분배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금까지 독일이 제시한 난민 쿼터제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지만 쿠르디 사건을 계기로 닫힌 문을 열기로 한 것이다.
또 영국 정부도 난민 수용에 적극 동참할 뜻을 밝혔다. 영국 언론들은 난민 수용에 소극적이던 영국 정부가 쿠르디의 사연을 계기로 난민들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곧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이 수용할 난민의 숫자나 수용 장소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영국은 시리아 국경지역에 위치한 유엔난민기구(UNHCR) 난민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난민들을 자국에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영국은 난민캠프의 난민 200명만 수용해왔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난민사태는 유럽국가가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난민 수용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세살 난민 꼬마의 비극적인 사진이 공개된 후 난민을 더 많이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 사이에서 터져나왔고 결국 난민 수용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총리실 관계자도 캐머런 총리가 전 세계에 공분을 불러온 시리아 난민 꼬마의 사진으로 촉발된 이 같은 목소리로 인해 난민 수용 불가라는 강경 태도에서 물러섰다고 인정했다.
한편 쿠르디는 지난 2일 터키 휴양지 보드룸의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됐다.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IS)의 위협을 피해 가족들과 함께 시리아 북부에서 터키로 탈출해 소형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려했지만, 배가 전복돼 엄마(35), 형 갈립(5)과 함께 숨졌다.
이후 크루디의 사진은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파도에 휩쓸린 인도주의'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공유되면서 전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