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업체와 경쟁에 밀린 가족 경영 업체가 온라인 통해 수익 극대화

▍시장 진입 쉬운 반면, 비용대비 수익률 높아
유기농 소재를 사용한 건강 매트리스와 첨단 기술로 질 좋은 수면으로 유도할 수 있는 스마트 매트리스, 심지어 배우자의 바람기나 불륜으로 집의 침대가 사용되지 않았는지 통지하는 기발한 매트리스 등 최근 인터넷에서는 다양한 매트리스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기발한 매트리스는 대부분 대형 가구 업체가 아니라 가족 경영 단위의 소형 업체가 만든 제품들이다.
사용 중인 매트리스가 너무 오래되어 낡았을 때, 혹은 결혼이나 새로운 생활의 시작 등 인생의 고비에 매트리스를 바꾸는 일은 있지만, 그 주기는 평균 8~10년 정도로 매우 길다. 그런데도 많은 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해 매트리스 시장에 속속 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 진입이 매우 쉽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다. 제조업체만 찾을 수 있다면 자사 브랜드 라벨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사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매트리스는 가족 경영 단위의 작은 가게나 백화점, 또는 매트리스 판매에 특화된 체인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주류였다. 인터넷을 통한 e커머스에서 매트리스를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하지만 매트리스는 250달러(약 26만원) 정도의 비용만으로 제조할 수 있으며, 1000달러(약 105만원)에 판매할 수 있다. 따라서 이익률이 높은 몇 개의 매트리스만 팔면 충분히 비용 회수가 가능하다는 매력 때문에 미국에서 '매트리스 붐'이 분 것이다.
▍경쟁에서 밀린 소형 업체 '차별화된 제품'만이 살길
온라인 브랜드가 급증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매트리스의 브랜드를 지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통상적인 제품이라면 사람들은 먼저 브랜드를 인식한 다음, 실제 매장을 방문해 가격과 제품의 실용성을 비교하게 된다.
그러나 가족 경영 방식의 소규모 가게들은 대형 체인과의 가격 경쟁에서 상대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가게마다 특색이 있는 차별화된 제품을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다만 소비자는 이로 인해 제품을 비교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으며 브랜드의 특징을 구별하기도 힘들게 됐다.
전통적인 매트리스 유통망에 지배받던 상황이 수십 년간 지속되던 중 처음으로 온라인상의 침투에 성공한 브랜드로 '캐스퍼(Casper)' 매트리스를 들 수 있다. 캐스퍼 매트리스의 특징은 쿠션도 복원력도 아니다. 오직 "상자에 든 채 간단히 배송되어 온다"는 것뿐이다.
캐스퍼는 온라인 매트리스 산업계에서 150억달러(약 15조8400억원) 규모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되었다.
▍매장 비용 줄여 단가 낮춰 매력적인 제품으로 자리매김
온라인을 통해 매트리스를 판매하고 있는 기업의 대부분은 '매트리스 회사'라기보다는 '디지털 마케팅 회사'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대부분의 기업은 매트리스의 생산 공장을 갖기보다 하청을 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디자인을 어떤 구조로 할 것인지, 소재를 어떤 것으로 할 것인지 고려하는 업체도 있어 다양한 종류의 매트리스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제조는 다른 회사가 맡는 형태로 운영된다. 전통 매트리스 시장에서 직접 연구하고 제작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업체는 손꼽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제조 하도급 업체를 따로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현재 온라인 매트리스 업체의 이익은 전통 매트리스 업체와 마찬가지로 매우 높다. 온라인 판매의 최대 장점인 매장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캐스ㅍ 매트리스도 매장 비용과 배송료를 줄여 단가를 낮춤으로써 소비자에게나 기업에 매우 매력적인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2016년 매트리스 산업 전체에서 온라인 매트리스의 점유율은 5%에 불과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2017년에는 그 두 배로 올랐으며 앞으로도 큰 성장이 기대된다. 다만 온라인 매출의 향상은 실제 매장 매출의 감소를 의미, 그로 인해 매트리스 업계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할 수 없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