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외교부 무사비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은 이란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 사건에 관해 이란의 관여를 단정함으로써 동 해협에서 위험이 고조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미국의 항모강습단의 중동파견으로 긴장이 고조된 5월 이후 이란 측의 호르무즈 해협봉쇄도 불사하겠다는 발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상수송 원유의 30%가 지나는 이 해협봉쇄는 원유의 안정적 공급에 큰 타격을 주게 되면서 이란은 물론 미국에 대해서도 긴장완화 요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란으로서는 경제면에서 국제여론의 우려를 부추기는 것은 미국에 의한 군사공격을 억제하는 것으로도 연결된다.
원유공급을 위협하는 움직임은 다른 지역에서도 감지된다. 5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교외의 송유관에 예멘의 무장조직 ‘후티파(Huthi rebels)’가 무인기를 이용해 공격하면서 파이프라인이 일시 사용정지에 빠지기도 했다. 후티파는 이란 지도부와 같은 이슬람 시아파 조직으로 이 나라와 관계가 깊고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과 싸우고 있다.
후티파의 활동이 이번 사건을 포함해 이란과 연계되어 있는지는 불명하지만, 전투는 격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미 정권은 우호관계나 원유의 안정조달을 유지하는 의미로 사우디에 전화(戰禍)가 미치는 것은 피하고 싶어 한다. 반면 이란은 스스로의 영향력 하에 있는 후티파의 존재가 미 정권의 본격적인 군사행동을 단념시키는 억제력으로서 계산하고 있는 것 같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