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발간되는 중국어 매체 '동방신보'는 지난 7일(현지시간) 일본에서 2001년에 공개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Spirited Away)'이 지난달 21일부터 중국 전역 약 9000개 영화관에서 상영되어 대히트를 쳤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중국 상영 개시 2주간 흥행 수입은 4억 위안(약 672억 원)을 돌파했으며 같은 날 개봉한 미국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 스토리4'의 약 3배를 넘겼다고 전했다.
중국은 자국 영화산업 진흥을 위해 외국영화의 상영 편수에 대한 엄격한 상한 제한이 있으며 그로 인해 미야자키 감독 작품도 오랜 기간 상영되지 않았다.
일본에서 1988년 첫 상영된 '이웃집 토토로'(중국판 제목 '용 고양이')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처음 개봉됐다. 약 6000개 극장에서 상영된 '이웃집 토토로' 흥행 수입은 30억 엔(약 325억 원)으로 추정된다. 일본 애니메니션 두 번째 중국 개봉작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앞선 토토로 흥행 성공을 이어받은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서 '미야자키 애니메이션' 상영이 잇따라 허용되고, 히트한 배경에 '일중 관계 개선'이라는 요인도 일부 작용한다.
그러나 이 매체는 '센과 치히로'와 '이웃집 토토로' 중국 역주행 성공 요인은 따로 있다며 중국판 포스터 제작과 인기 스타의 대거 기용 등을 꼽았다. 중국은 일본 애니메이션 상영에 앞서 일본 오리지널 포스터가 아닌 중국인 디자이너 황해(Huang Hai)가 제작한 중국판 포스터를 내걸었다.
황 씨가 제작한 '이웃집 토토로' 중국 포스터는, 일본 인터넷에서도 "미야자키 월드를 충실하게 재현했으며 중국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또 여주인공 치히로의 목소리를 중국 인기 여배우 저우동우(Zhou Dongyu)가 맡는 등 중국의 인기 스타들을 대거 기용했다.
이런 연출로 '센과 치히로'는 단순한 리바이벌 상영이 아니라, '중국판 리마스터 상영'이라는 이미지를 관객들에게 선사했다는 것. 아울러 중국에서 크게 히트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Your Name)'은 상영 당시에는 더빙보다는 자막을 넣어 몰입도를 높였다.
이 매체는 '센과 치히로의 역주행' 대박은 새로운 콘텐츠를 지향하는 중국 영화 관객의 수요를 만족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 또한 인구 감소로 국내 흥행 수입이 한계에 도달한 시점에 중국이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난 것으로 보여 영화 산업에서 '중-일 윈윈'이라는 밀월 관계가 시작된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de.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