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회장의 목표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기술 포트폴리오 가치가 지난해 이후 크게 요동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지는 것으로, 앞으로도 유망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손 회장은 "경영권을 염두에 둔 과반수 지분을 매입하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그런 거래는 내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수십 개 기업의 명단을 새로 생성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4년 전 비전펀드를 시작한 이후 200여 개 기업에 9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한국의 쿠팡과 미국의 배달 회사 도어대시를 포함한 대규모의 투자는 지난 3월에 끝난 회계연도에 4조 9900억 엔이라는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하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했다.
손 회장은 기록적 이익에 대해 "달성했다는 만족감이 별로 없었다"며 단지 호재가 겹친 결과라고 평가했다. 소프트뱅크는 1000억 달러에 가까운 1차 펀드의 후속인 비전펀드2의 규모를 10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강화했다.
소프트뱅크는 사상 최대 이익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인 13일 7.8% 하락해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쿠팡 주가는 지난 3월 IPO 이후 28% 하락했다. 알리바바, 우버 등 다른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들도 동반 하락했다.
소프트뱅크 역시 미국 공유오피스 회사인 위워크와 금융사인 그린실 캐피탈과 같은 잇단 부실 투자로 타격을 받았다. 손 회장은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좋지만 그린실의 특정 기업에 대한 과도한 대출은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로 인해 신뢰가 손상된 것이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회사들 중 일부는 그린실의 대출에 의해 충당된 측면도 있다.
위워크는 2019년 상장 실패 후 470억 달러 가치의 급격한 하락으로 타격을 받았다. 위워크는 최근 SPAC과 약 90억 달러의 기업가치로 합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동남아 온 디맨드 앱 운영사인 그랩도 400억 달러의 사상 최대 규모의 SPAC 계약을 통해 상장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자체 SPAC를 이용해 일부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하며, 여기에는 비전펀드 포트폴리오 업체와의 합병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