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인의 내년도 봉급 인상률이 평균 3.9%에 달해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NYT)가 싱크탱크인 콘퍼런스 보드가 실시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기관이 미국의 229개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기업 경영진은 내년도 봉급 인상에 대비해 평균 3.9%에 달하는 인건비를 더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조사 당시보다 3% 포인트가 올라간 것이다. 기업들이 임금 인상에 대비하는 핵심 이유로는 최근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꼽았다고 NYT가 전했다.
콘퍼런스 보드는 지난 1998년 이후 이 조사를 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에는 직원 1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가 절반가량 포함돼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저숙련, 저임금 근로자뿐 아니라 중간직 또는 고위직의 임금이 전반적으로 올라갈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전반적으로 저임금, 저학력 근로자의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미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시급은 올해 11월에 그 전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가 올랐으나 전통적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 증가율은 12.3%에 달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전했다.
미국에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한 월별 시급 평균 인상률은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연속 4%가 넘었다고 미 노동부가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기가 시작되기 전인 2020년 2월 당시에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임금 인상률은 3.3%였다. 이는 곧 코로나19 대유행기에 미국 근로자의 임금이 대체로 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최근에 물가상승률이 임금 인상률을 크게 웃돌아 가계 살림이 빠듯해지고 있다. 미국의 지난 10월 인플레이션은 6.2%에 달했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실시한 조사에서 11월 인플레이션은 6.7%로 더 올라갔을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에서는 최근 6개월 동안 비어있는 일자리가 구직자 숫자보다 많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비어있는 일자리가 구직자 숫자보다 280만 개가 많았다. 지난 9월 말로 미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실업 수당 제공을 중단했고, 올가을부터 각급 학교에서 대면 수업이 재개돼 근로자들이 직장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본 정부와 경제계의 예상이 빗나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