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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10억 달러 미백화장품 시장의 비밀 '발암·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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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10억 달러 미백화장품 시장의 비밀 '발암·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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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판 보그 2018년 5월호는 패션계의 다양성 문제를 다루면서 표지에 다양한 인종의 모델을 등장시켰다.

유명 패션 브랜드의 광고판을 보자. 메이크업 제품의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확인하자. 대중문화를 반영하는 잡지를 조사해보자. 그곳에서 모든 인종과 신체 유형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더 평등한 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인종 차별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실제 최근 몇 년 동안 점점 더 극동의 노란 피부색 모델이 브랜드 얼굴이 되어 잡지 표지에 등장한다. 화장품 회사는 가장 어두운 색에서 가장 밝은 색으로 색상 팔레트를 확장 중이다. 이제 ‘다양성’의 개념이 ‘지속 가능성’과 함께 모든 기업의 선언문에 포함 되어 있다.

뉴스에 따르면 다양한 화장품으로 피부 속 멜라닌이나 색소를 줄여주는 피부 미백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80억 달러 규모였다. 2026년에는 시장 규모가 1.5배 성장해 11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이 크림 형태인 미백 제품의 54%는 극동 국가에서 판매되고 나머지 46%는 중동, 아프리카 및 라틴 아메리카에서 판매되고 있다. 2018년 인도 뭄바이에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생에 한 번 이상 피부 미백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 80%는 여성이고 20%는 남성이다.

과거 많은 사회에서 하얀 피부가 번영과 지위 상징으로 여겨진 데는 문화적 이유가 있다. 오늘날 많은 문제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전 세계적이지만 지역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검은 피부에 대한 차별 인식은 노예 제도 역사에서 크게 기인한다. 노동자들은 태양 아래서 일하다 갈색으로 변하고, 부유한 사람들은 집에서 햇볕을 피해 백인으로 남아 있다. 이는 피부색이 사회 경제적 코드를 해독하는 것으로 읽혀졌다.

역사상 가장 큰 팝 스타인 마이클 잭슨은 피부 미백 절차를 자주 사용했다. 라틴 아메리카에는 여전히 피부 색깔로 사람을 차별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자메이카의 유색 인종인 흑인은 하류 사회를 의미한다. 백인은 여전히 상류층을 대변한다.

극동에서도 마찬가지다. 건강과 아름다움의 기준이 피부 색깔이 하얗다는 것이다. 따라서 화장품 회사 피부 미백 제품의 마케팅은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는 하얗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다.

일본에서 ‘하얀 피부는 일곱 가지 결점을 숨긴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들이 하얀 피부를 그만큼 좋게 본다는 의미다. 일본에서 고운 피부의 특권은 속담에 들어갈 정도로 뿌리가 깊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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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백 화장품은 이런 기호를 감안해 제조업체에 의해 남용될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의 통제되지 않은 스테로이드 사용은 여드름 및 피부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의 멜라닌 수치를 감소시키는 ‘하이드로퀴논’은 색소 문제를 제거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이 피부에 일으키는 문제 때문에 미국,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UAE, 영국, 유럽연합, 일본 및 호주에서는 처방전 없이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 물질을 발암성일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피부 염증, 피부의 흑화, 신경학적 문제, 태아 성장 지연 및 암과 같은 위험 잠재성이 있다.

표백 효과로 인해 미백 제품에 자주 사용되는 또 다른 물질은 수은이다. 수은은 극도로 유독한 물질이다. 신장과 간 손상, 우울증, 불안 장애, 아동 발달 장애와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성장 일로에 놓여 있는 미백 화장품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이제 화장품 회사들은 원료의 유해성을 줄이는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