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투자 결정 지연·수주 감소...헤뢰야 공장 가동 중단
펨 부문 성장·삼성E&A 투자 유치로 돌파구 모색
펨 부문 성장·삼성E&A 투자 유치로 돌파구 모색

넬은 지난해 연례 보고서에서 지적했던 위험 요인인 △정부 지원 정책 지연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이 올해 1분기에도 현실화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무역 장벽 강화로 그린수소 플랜트 비용이 상승하고, 이미 약속된 보조금 및 인센티브가 변경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그린수소 프로젝트 개발사들이 최종 투자 결정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일부 개발사는 기존 주문마저 지연하거나 취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넬은 "평판 좋은 고객들과 진행 중인 고품질 프로젝트들이 최종 투자 결정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도 "단기 및 중기적으로 프로젝트 규모는 몇 년 전 예상보다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수주 감소·알칼라인 부진 심화
실제로 넬의 전체 수전해 설비 수주 잔고는 2024년 말 16억 1000만 크로네(약 2206억 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4억 6000만 크로네(약 2000억 원)로 감소했다. 특히 알칼라인 수전해 설비 부문에서는 한 고객사의 '예상된 채무 불이행'으로 2억 5000만 크로네(약 342억 원) 규모의 계약이 제외되면서 수주 잔고가 9억 6500만 크로네(약 1322억 원)로 줄었다.
한편, 넬은 지난 1월, 대금 지급이 연체된 다른 고객사로부터 3억 6200만 크로네(약 496억 원) 상당의 순자산을 담보로 확보해 재고 자산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주력 사업인 알칼라인 부문의 부진은 두드러졌다. 1분기 매출은 약 7000만 크로네(약 9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69% 급감했다. 회사는 지난 1월, 노르웨이 헤뢰야에 위치한 연산 1GW 규모의 주력 알칼라인 수전해 설비 공장 가동을 즉시 중단하고, 컨설턴트 계약 해지 및 희망퇴직을 포함해 전체 인력의 20%를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1분기 말 기준 정규직 직원 수는 394명으로, 지난해 3분기 말(430명) 대비 8.3% 줄었다입니다.
넬은 "공장 가동 중단 기간은 향후 수주 실적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생산 능력 증설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는 추가 수주 확보 전까지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 PEM 성장세 속 삼성E&A와 협력 강화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았던 양성자 교환막(PEM) 수전해 설비 부문은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매출은 8500만 크로네(약 116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하며 알칼라인 부문 매출을 넘어섰다. 미국 코네티컷주 PEM 설비 공장의 생산 능력을 기존 50MW에서 500MW로 증설하는 작업이 막바지에 있으며, 이에 따라 관련 투자는 2024년 대비 약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제너럴 모터스(GM)와 공동 개발 중인 저비용·고효율 PEM 설비 시제품 제작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가압 알칼라인 수전해 설비 개발도 진행 중이며, 헤뢰야 부지에 시제품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한편 넬은 지난 3월 한국의 삼성E&A로부터 약 3300만 달러(약 47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삼성E&A는 이 투자로 넬 지분 9.1%를 확보해 최대 단일 주주로 올라섰으며, 양사는 향후 수소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넬이 기술 개발과 더불어 삼성E&A와 같은 강력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