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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리튬 부족에 전기차 타격…탈탄소화 늦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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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리튬 부족에 전기차 타격…탈탄소화 늦어진다

리튬 수급 차질로 녹색 경제로의 전환이 우려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리튬 수급 차질로 녹색 경제로의 전환이 우려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 리튬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리튬 공급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2017년 11월 중국의 배터리 등급 탄산리튬 현물 가격은 톤당 17만5000위안(약 3300만 원)이었다. 패스트마켓(Fastmarkets)은 현재 가격을 40만~43만 위안(약 7560만~8120만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연초 대비 47% 상승한 금액이며 2021년 초보다 8배 높은 가격이다.
전기 자동차 배터리 수요가 가장 많은 중국의 탄산리튬 현물 시장이 상승 폭을 키운 것은 채굴부터 가공까지 리튬 처리 체인의 모든 과정에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전기 자동차 배터리 수요에 대한 공급 부족은 잠재적으로 산업 성장에 강력한 제동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탈탄소화를 위한 세계적인 노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오늘날 리튬 가격 폭등은 생산자들이 중국의 보조금 기반 전기 자동차 출시로 인한 수요 흐름을 예상하지 못하면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호주의 리튬 광산 생산자들이 시장 수요에 과잉 반응해 공급을 크게 늘려 2018~2020년 가격 폭락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광산 개발이 차질을 빚자 확장 프로젝트가 연기되었다.

생산자들은 시장의 강력한 수요 급증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 결과 공급 부족은 리튬의 가격 급등을 촉발했다.

◇수요 폭발


광물자원 개발 자문기업 캐나다 아담스 인텔리전스(Adamas Intelligence)에 따르면 2021년 12월에 전 세계적으로 2만5921톤의 탄산리튬이 전기 자동차 배터리에 공급되었다. 이는 2020년 12월에 68%, 전월 대비 31% 증가한 수치다.

리튬의 기하급수적 사용 곡선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글로벌 차량 판매 역시 똑같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반영한다.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NEV) 판매는 2021년에 157.5% 증가한 352만대로, 중국 내 자동차 부문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니켈 또는 코발트를 포함하지 않는 배터리 형태인 리튬 철 인산염(LFP)을 사용하는 더 저렴한 차량의 출시는 탄산염 공급원료 시장에서 수급의 긴장상태를 반영한다. 이는 수산화리튬보다 탄산염에 대한 드문 가격 프리미엄으로 나타난다.

전기 자동차 혁명은 이제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지난해 휘발유와 디젤 판매가 위축된 가운데 NEV 판매가 크게 늘었다.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ACEA)에 따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신규 등록은 2020년 대비 2021년에 71%, 순수 배터리 차량은 63% 증가했다.

유럽​​연합이 코로나 회복 자금을 녹색 전환으로 전환함에 따라 성장 속도는 여전히 가속화되고 있다.

ACEA는 NEV 동력 차량이 2021년 10월부터 12월까지 EU 자동차 시장의 거의 절반(47.8%)을 차지했으며 총 100만대 이상이 등록됐다고 밝혔다.

현재 NEV 차량 수요는 중국, 유럽, 미국 등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차량용 배터리를 제조 형태를 취하고 있다. 출력이 기가 또는 수십억 와트시 단위로 측정되는 거대한 조립 공장인 기가팩토리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배터리 기업들은 시장의 수요를 위해 재고를 축적해야 하며, 이는 리튬에 대한 거대한 수요로 이어진다. 가격 폭발은 공급이 수요 급증을 충족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리튬 수급 불안과 전기 자동차 전환 지연


올해 리튬 수요가 어느 정도일지를 두고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각기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에너지 전환 시장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교차 상품 가격 보고기관인 패스트마켓은 2022년 약 6만 톤의 탄산리튬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정확한 수요를 기반으로 산출된 것이라고 한다.

전문 컨설팅 회사인 벤치마켓 미네랄 인텔리전스(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 BMI)는 2만6000톤으로 더 작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미국의 금융 서비스그룹인 씨티(Citi)는 3만6000톤 정도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세 기관 모두 일치하는 것은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하다는 점이다.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 명확하므로 새로운 광산 및 유휴 용량 재가동이 예상된다. 패스트마켓은 올해 28%, 2023년에 27%의 강력한 생산 성장을 전망한다. 다만 호주에서는 코로나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을 고려할 때 공급을 늘릴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수급 불안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BMI는 2030년까지 누적 적자가 3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진단하고 연속적으로 수급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수급 차질은 리튬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러한 희소성은 강한 수요, 지속적인 공급 부족 및 낮은 재고를 배경으로 주석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리튬 가격 폭등을 암시한다.

리튬 가격 인상은 이미 전기 자동차 부문에서 형성되고 있다. 원자재 비용증가가 수년간의 기술 개선보다 앞서면서 최근 배터리 팩 가격 하락이 중단되었다.

중국 최대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는 지난달 리튬 비용 상승으로 일부 브랜드의 비용을 1000~7000위안(약 18만~132만 원) 인상했다고 밝혔다.

한편 배터리 제조사들의 고민은 최근 강세를 보이는 리튬 가격뿐만 아니라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두 가지 주요 금속 성분인 코발트와 니켈 가격도 인상되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금속 자원 가격 상승은 전기 자동차 생산을 늘리려는 자동차 제조 업체의 역량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금속 자원의 공급망 불안으로 e-모빌리티 전환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지만 잠재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세계의 리튬 생산자들이 만연한 배터리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녹색 혁명은 지연되는 것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