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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일본서 문제 없었으니 유럽 원전 발전 늘려야" 발언으로 도마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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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일본서 문제 없었으니 유럽 원전 발전 늘려야" 발언으로 도마 올라

"일본에서 한 것처럼 방사능 위험 큰 지역 알려주면 거기로 날아가 그 지역서 난 음식 직접 먹어보겠다" 공언
일론 머스크 CEO가 원전 발전에 문제가 없다면서 유럽에 원전 발전을 늘릴 것을 촉구하는 취지로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CEO가 원전 발전에 문제가 없다면서 유럽에 원전 발전을 늘릴 것을 촉구하는 취지로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도 경영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러시아의 침공으로 상당수 통신망이 붕괴된 우크라이나에서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서비스를 긴급히 개통시켜 통신망을 일부 회복시켜준 것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머스크 CEO에게 직접 감사의 뜻까지 전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머스크의 관심사는 우크라이나를 돕는 선에서 그치지 않는 모습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사용 비중이 무려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에너지 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유럽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신을 거듭 피력하면서 에너지 대란을 피하기 위해 놀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전면 재가동할 것을 유럽에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자력 발전을 늘리는 것은 방사능 방출 위험과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까지 늘어나는 문제를 수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한 발상이라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를 방문해 큰 문제가 없었음을 직접 살핀 경험을 언급하며 유럽에서도 원전 발전을 늘리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그가 강조한 대목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머스크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큰 문제 없었다” 주장


7일(이하 현지시가)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올린 트윗에서 “바라건대 유럽에서 놀고 있는 원전을 재가동하고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은 발전량을 늘리는 것이 현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명백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전 발전량을 늘리는 것이 유럽 각국의 국가안보와 국제안보를 확보하는데 결정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에 전력 생산과 난방을 크게 의존하는 유럽의 사정을 감안할 때 우크라이나 사태로 에너지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을 돌파하려면 원전 발전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한 셈이다.

이어 머스크 CEO는 방사능 피폭 위험 증가 등 원전 발전 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여론을 의식한 듯 “사람들은 방사능 위험 문제가 있다고 잘못 알고 있는데 위험성이 큰 지역을 지정해주면 그 지역으로 날아가 그 지역에서 난 음식을 직접 먹는 모습을 TV를 통해 보여주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다.

그는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에서 대규모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한 직후 후쿠시마로 날아가 그 지역 음식을 먹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유럽이라고 못할 것이 없다”면서 “원전 발전을 통한 방사능 위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는 것보다 훨씬 낮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우려의 목소리


머스크의 이 트윗은 현재까지 30만명에 가까운 팔로워가 좋아요 표시를 달았을 정도로 큰 이목을 끌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문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앞서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함께 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꼽힌다는 점. 실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1990년 두 원전 사고에 사상 최악의 등급을 부여한 바 있다.

미국의 투자전문 컨설팅업체 에지컨설팅그룹의 짐 오스만 창업자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원전 가동을 늘릴 경우 원전 관리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말라는,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은 할 수 없다”며 머스크 CEO의 발언을 비판했다.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은 머스크의 트윗에 단 댓글을 통해 “원전 발전에 따른 방사성 폐기물을 완벽히 관리하는 문제는 여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 “방사성 폐기물 처리와 사고 위험 관리를 비롯한 원전 발전에만 들어가는 비용까지 합하면 원전 발전 단가가 다른 에너지로 발전하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며 머스크의 의견에 우려를 표시했다.

◇원전 예찬론자


머스크가 원전에 대한 예찬론을 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IT 업계 관련 행사에서 “(유럽의) 일부 나라에서 탈핵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장기적으로 태양광·풍력·지열·수소에서 에너지를 대부분 얻어야 하지만 원자력 에너지도 안전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앞서 7월 미국 암호화위원회가 마련한 행사에서도 “현대식 원자력 발전소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안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7년 미국 공영방송 PBS와 가진 인터뷰에서 “원자력 발전이가 석탄이나 천연가스 발전보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더 좋은 방법”이라며 더 많은 원전 발전소를 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