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반도체 지원법안 최종안 임박…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은

공유
0

[초점] 美 반도체 지원법안 최종안 임박…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미칠 영향은

美 상원 상무위 청문회 개최… 반도체 지원법안 최종 의견 수렴

팻 겔싱거 인텔 최고경영자(CEO)이미지 확대보기
팻 겔싱거 인텔 최고경영자(CEO)
인텔 등 미국 반도체업체 대표들이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와 의회가 520억 달러(약 64조 원)에 달하는 반도체 지원 관련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미국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팻 겔싱거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 등은 23일(현지시간) 미 상원 상무위에서 열린 ‘혁신을 위한 차세대 기술 개발’ 청문회 증언을 통해 미 정부와 의회가 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을 신속하게 단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문회에는 또 웨이퍼 가공 반도체 기업 램 리서치, 트럭 제조사인 PACCAR 대표 등이 참석했다.

겔싱거 인텔 CEO는 “미국이 다시 반도체 기술과 제조 과정에서 지도적인 위상을 확보하려면 미 정부가 제시한 반도체 지원 규모보다 더 액수가 많아야 하고, 이를 신속하게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미국 반도체산업에 520억 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이 통과되면 가까운 시일 내에 인력 개발, 연구개발, 혁신 및 제조 확장을 위한 투자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함께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분야의 선두 주자이다. 마이크론은 향후 10년 동안 1,500억 달러(약 181조 8,000억 원) 이상을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개발과 제조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반도체 지원법안이 시행되는 것을 전제로 미국 오하이오주(州)에 있는 1,000에이커 부지에 200억 달러(약 24조 원)를 투입해 2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이 시설을 올해 말 착공오는 2025년부터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인텔 측은 해당 용지가 총 8개의 공장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향후 10년 동안 투자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20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인텔은 이미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파운드리 2개 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2025년부터 적용할 1.8나노 공정을 위해 경쟁사인 TSMC와 삼성전자보다 앞서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 계약도 체결했다. 인텔은 이번 200억 달러 규모의 공장 설립으로 파운드리 생산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정부로부터 세금 감면·반도체 투자 보조금 혜택 등 총 4조 8,000억 원 지원 약속받고 170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자해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새로운 칩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 상원은 이미 지난해 7월에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켰으나 이를 ‘미국 혁신과 경쟁법(USICA)’과 병합 심사해 최종안을 확정한 뒤 하원과 세부 내용을 조율한다. 이번 청문회는 법안 확정에 앞서 반도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렸다.

반도체 지원법안은 미국 현지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의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에 모두 520억 달러를 지원하고, 시설 투자액의 40%를 세제 혜택으로 돌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 상무부는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가 올해 말까지 계속되고,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과 가전업계를 비롯한 미국의 산업계가 이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의 생산량이 최대치에 근접하고 있으나 자동차, 전자제품, 의료 기기 등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무부는 지난해 반도체 칩 평균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 대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17% 더 많았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 칩 평균 재고량이 2019년 40일 치에서 지난해에는 5일 치 미만으로 떨어졌고, 핵심 산업에 필요한 반도체의 재고량은 이보다 훨씬 더 적다고 상무부가 밝혔다.

미 상무부는 현재 글로벌 반도체 생산 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90%가량이어서 당장 생산 능력을 올릴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5세대(5G) 이동 통신망, 전기차 등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상무부가 설명했다.

미 반도체 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생산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1990년에는 37%에 달했으나 지난해에 12%로 떨어졌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