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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알고보니 ‘백인우월주의자’?…NYT 특집 뜨거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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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알고보니 ‘백인우월주의자’?…NYT 특집 뜨거운 논란



뉴욕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게재한 일론 머스크 특집 기사. 사진=NYT이미지 확대보기
뉴욕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게재한 일론 머스크 특집 기사. 사진=NYT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에 성공하면서 불붙은 ‘표현의 자유’ 논란이 급기야 ‘인종차별’ 논란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마음 먹은 이유로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해왔다는 점을 지적한 것을 두고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폭력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트위터에서 영구퇴출시킨 것에 반발해온 보수진영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를 일제히 내고 있는 반면, 진보진영에서는 트위터가 가짜뉴스의 온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목소리 높여 주장하는 것은 ‘아파르트헤이트 정책(백인 정권의 흑인차별 정책)’이 지배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경험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머스크의 개인회사가 된 트위터가 인종차별을 비롯해 혐오를 조장하는 플랫폼으로 전락할 가능성에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NYT “머스크, 인종차별 사회서 성장해 인종차별에 둔감”

NYT가 공개한 일론 머스크(앞줄 맨왼쪽)의 고등학교 시절 모습.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교외에 있는 브라이언스톤 고등학교에서 지난 1985년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브라이언스톤고이미지 확대보기
NYT가 공개한 일론 머스크(앞줄 맨왼쪽)의 고등학교 시절 모습.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교외에 있는 브라이언스톤 고등학교에서 지난 1985년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브라이언스톤고


NYT는 5일(이하 현지시간) ‘허위정보와 백인우월주의가 만연했던 남아공 출신의 일론 머스크’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확정되면서 그가 글로벌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에 많은 사람들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인종차별이 제도적으로 시행됐던 남아공에서 흑인들과 철저히 분리된 채 백인으로 유년기를 보낸 경험이 오늘날의 머스크를 만들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 기사를 통해 백인인 머스크가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모습을 지켜본 친인척과 학교 동문들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당시 백인 정권이 내세운 백인 엘리트주의와 흑인 차별정책에 머스크가 어떻게 물들며 성장했는지를 집중 조명했다. 머스크는 17세에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남아공에서 거주했다.

NYT는 따라서 “머스크는 흑인을 제도적으로 차별하는 사회에서 유년기를 보내면서 왜곡된 사회 인식을 심게 됐고 그 결과 인종차별, 백인우월주의, 혐오발언이나 혐오표현 등에 둔감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위터가 예고한대로 트위터의 운영 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에 나설 경우 트위터를 통해 인종주의와 혐오주의 콘텐츠가 범람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지지자들, NYT 기사에 반발


일론 머스크와 어머니 메이 머스크(왼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와 어머니 메이 머스크(왼쪽). 사진=로이터


그러나 머스크를 지지하는 트위터 팔로워들은 NYT의 이 보도가 머스크를 인종차별 주의자로 몰아가려는 불순한 의도를 지닌 ‘왜곡 보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보수논객이자 팟캐스트 진행자인 사가 엔제티는 이날 올린 트윗에서 “머스크는 아파르트헤이트 사회였던 남아공에서 자랐지만 백인이 아닌 친구들과도 유년기를 보냈고 △아버지도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정치인이었으며 △결국 남아공을 떠났기 때문에 인종차별 정권을 위해 일할 필요도 없었다”면서 “NYT는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머스크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문화비평가인 토머스 윌리엄스도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개인에 대한 평가는 그 사람이 자란 사회를 기준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저지른 일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것이 맞다”면서 “NYT 기사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기사”라고 비판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머스크의 어머니 메이 머스크도 이날 올린 트윗에서 “머스크가 유년기를 보낸 남아공에서 대놓고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행동을 할 경우 감옥행이고 러시아에서도 전쟁에 반대하면 역시 감옥행일 것”이라면서 “정권이 저지른 일 때문에 그 나라에서 자란 아이를 탓할 수 있느냐”며 분개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