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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러시아 전승절 불참으로 중·러 사이 균형외교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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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러시아 전승절 불참으로 중·러 사이 균형외교 시도

평양 러시아 대사관 방문으로 대체…중국 견제하며 러시아와 관계 강화
군함 발사 실패로 국내 문제 대응 필요성 대두
북한 김정은이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기념일 퍼레이드에 불참한 것은 중국에 대한 자제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확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계산된 외교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북한 김정은이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기념일 퍼레이드에 불참한 것은 중국에 대한 자제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확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계산된 외교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사진=로이터
북한 김정은이 지난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기념일 퍼레이드에 불참한 것은 중국에 대한 자제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확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계산된 외교적 메시지로 해석된다고 외교 전문가들이 분석했다고 27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김정은에게는 거의 일생에 한 번뿐인 드문 기회였다. 북한 최고 지도자 중 누구도 이처럼 세간의 이목을 끄는 국제 행사에 참석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1년 동안 북한과 러시아의 동맹을 강화하고 장기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는 러시아에 병력과 무기를 공급해온 상황을 감안할 때 그의 참석은 정당화될 수 있었다.

그러나 김정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0여 명의 다른 외국 지도자들과 합류하는 대신, 중국과 베트남이 군인들을 보내 퍼레이드에 참여시킨 것과 달리 집에 머물면서 자제, 후퇴, 저항의 메시지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중국이 북한과 모스크바의 군사적 동맹에 대해 점점 더 불안해하는 가운데, 김정은의 부재는 시진핑과 함께 어색한 스포트라이트를 피하게 했고,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긴장시킬 수 있는 푸틴과의 공개적인 동맹도 피했다. 이는 시 주석뿐만 아니라 전승절 행사에서 중국 지도자를 "우리의 주요 손님"이라고 불렀던 푸틴 대통령에게도 안도감을 안겨줬을 것이다.
대신 북한 지도자는 5월 9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처음으로 방문하여 푸틴을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지"라고 부르고 연설에서 러시아와의 "피로 봉인된" 동맹을 환영했다. 이는 명백히 계산된 움직임으로, 북한의 주요 외교적·경제적 후원자인 중국에 대한 자제의 신호를 보내는 한편 북한의 부상하는 전략적 동맹국인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확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평양타임스에 따르면, 김정은은 연설에서 모스크바와의 동맹을 도전적으로 찬양하고, 우크라이나의 "신나치주의"와 "키예프의 불합리한 행동"을 규탄하는 한편, 10월부터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신성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대 1만5000명의 병력을 파견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옹호했다. 한국군에 따르면 약 4000명이 죽거나 다쳤다.

그는 제지하지 않으면 "우크라이나 꼭두각시들"이 핵 보유국에 대한 군사 행동에서 더욱 대담해질 것이며, "미국의 가장 충성스러운 하수인인 서울의 군대"는 점점 더 무모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무모함을 전염성 바이러스에 비유하면서 "이 위험한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의무"를 강조하고, 필요하다면 쿠르스크에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맹세했다.

김정은은 특히 대사관 연설에서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역사적 역할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는 북한이 베이징의 궤도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징후다.

그러나 모스크바 열병식에 그가 불참하고 북한의 두 번째 해군 구축함이 진수되지 않은 것은 북한 정권의 제약과 증가하는 국내 도전과 외부 압력 속에서 전략적 우선순위를 재조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정은이 "절대적인 부주의"로 인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 행위"라고 불렀던 구축함 실패는 미국 주도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려는 북한의 해군 현대화와 군사적 야망에 특히 큰 타격이었다. 또한 북한의 기술적 결함과 취약성을 드러냈는데, 이는 북한이 고위험성 지정학적 게임에서 국내 우선순위로 초점을 전환하도록 강요할 가능성이 있다.

모스크바를 방문하지 않음으로써 김정은이 평양을 장기간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포함하여 많은 물류, 안보, 외교적 우려가 드러났다.

중국으로서는 군사 기술 제공자로서 러시아의 역할에 대항하기 위해 경제적 또는 기술적 원조를 제공함으로써 쇠퇴하는 영향력을 다시 주장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10년 전 김정은은 중국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한 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기념하는 중국의 열병식에 불참함으로써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을 둘러싼 공산주의 이웃 국가들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균열이 생겼음을 드러낸 바 있다.

중국은 9월 초에 또 다른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할 계획이며, 푸틴 대통령은 이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정은이 초청될지, 아니면 참석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그의 참석은 시 주석과 푸틴과 나란히 서서 그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