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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볼보자동차, 3000명 감원 추진..."2.6조원 비용 절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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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볼보자동차, 3000명 감원 추진..."2.6조원 비용 절감 목표"

2024년 3월 4일 벨기에 브뤼셀의 볼보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3월 4일 벨기에 브뤼셀의 볼보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스웨덴에 본사를 둔 자동차 제조업체 볼보자동차가 대규모 비용 절감 계획의 일환으로 약 3000명의 직원을 감원한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경제 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볼보의 이번 감원 조치는 지난달 말 발표한 180억 스웨덴 크로나(약 18억9000만 달러·약 2조6000억 원) 규모의 비용 및 현금 유동성 확보 계획에 따른 것이다.

회사 측은 이번 감원이 주로 스웨덴 내 사무직 인력에 집중될 것이며, 이는 전체 사무직 인력의 약 15%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호칸 사무엘슨 볼보자동차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오늘 발표한 조치는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회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며 "더 강하고 회복 탄력성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산업은 현재 매우 도전적인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을 개선하고 구조적으로 비용을 낮춰야 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인재 육성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보자동차는 현재 중국 지리홀딩스 그룹이 약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이번 감원에서 스웨덴 내 컨설턴트 인력 약 1000명을 줄이고, 스웨덴 본사 소속 직원 약 1200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인력 감원은 기타 글로벌 시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볼보는 지난 4월 29일 180억 크로나 규모의 비용 절감 및 현금 확보 계획을 발표하며, 전 세계 사업장에서의 투자 축소와 인력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세 압박을 이유로 2025년과 2026년 재무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무역 전쟁 리스크…글로벌 자동차 업계 '빨간불’


CNBC는 자동차 산업이 공급망의 높은 세계화와 북미 지역 제조 기반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무역 관세에 따른 불확실성이 업계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럽연합(EU)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오는 6월부터 최대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발언 이후 유럽 자동차 업종 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EU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위협을 일부 완화했지만, 시장의 관세 우려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통화 후, 유럽산 제품에 대한 보복성 관세 적용 시점을 7월 9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EU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기타 품목에도 이른바 ‘상호주의 관세’로 10%가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교역 환경 악화 속에서 볼보는 장기 전략을 이행하기 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완전한 전기차 제조사로의 전환이라는 중장기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전환의 선도 기업으로 평가받는 볼보는 지난해 9월, 단기적으로 전기차만을 판매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볼보는 수요 둔화와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실용적이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