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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샤오미 등 중국 테크기업, 美제재와 공급업체 압박으로 러시아 사업 조용히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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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샤오미 등 중국 테크기업, 美제재와 공급업체 압박으로 러시아 사업 조용히 철수

레노버와 샤오미 등은 러시아 시장에서의 출하량을 줄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레노버와 샤오미 등은 러시아 시장에서의 출하량을 줄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제재와 공급업체들의 압박 하에 레노버와 샤오미 등 중국 테크기업들은 조용히 러시아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고 대만매체 연합신문망이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세계 각국이 러시아의 침공 행위를 비난하고 러시아를 제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기업들에 “외부 세력의 압박에 굴복하지 말고 정당하지 않은 선언을 발표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의 공격 행위를 ‘침공’이라고 간주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이 러시아에 지원을 제공하면 중국도 제재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드론 제조 거물 DJI는 공개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중국 대기업 중 처음으로 양국 간의 충돌로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공개 발표했다.

DJI는 “자사가 개발한 드론이 전쟁에서 사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양국의 충돌이 끝날 때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드론 제품을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관원과 국민들은 DJI가 러시아 군대를 우크라이나 군대에 들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드론 시스템을 몰래 바꿨고 러시아 군대의 침공 행위를 도와줬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DJI는 우크라이나의 비판을 받았다.

DJI 외의 다른 중국 기업들은 몰래 러시아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에서 주도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중국 대기업들은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러시아 시장에서의 출하량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출하량 삭감과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중국 대기업은 샤오미와 레노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행동을 반대하기 때문에 러시아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사업 중단 소식을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중국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미국 반도체 기업은 자사의 제품을 중국 고객사들을 통해 러시아로 운송되지 않도록 중국 고객사들에 세계 각국의 제재를 지켜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공급업체의 요구를 따르는 것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스티브 브라지에 최고경영자(CEO)는 “만약 중국의 컴퓨터 제조업체가 반도체 공급업체와의 사업 왕래가 중단되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레노버와 샤오미는 러시아 컴퓨터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이 외부 세력의 압박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으나 러시아에 대한 수출 규모 급감은 서방국가들의 제재 강도를 드러냈다.

중국의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이 3월에 러시아로 수출한 테크 제품은 2월보다 대폭 감소했다. 노트북 출하량은 40% 이상 감소했고,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3분의 2가 감소했다.

또 중국 2~3월 러시아에 대한 수출 규모는 2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제재 행동이 중국 기업에 입힌 타격이 커지면서 우크라이나-러시아 분쟁에 대해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지나 레이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4월에 “러시아는 미국과 동맹국의 수출 제한으로 인해 하이테크 제품 수입량이 50% 이상 감소됐다”고 전했다.


양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vxqha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