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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파월 백악관 회동 뭘 논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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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파월 백악관 회동 뭘 논의했나

연방 정부와 연준, 인플레이션 통제 위한 정책 공조 모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승패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40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면 오는 11월 중간 선거와 2024년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미국에서 물가 관리는 연방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몫이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연준의 통화 정책과는 별개로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려고 재정, 경제 정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만났다. 미국 대통령과 연준 의장 간 만남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에 처음으로 지명한 파월 의장을 재지명했고, 파월 의장은 5월 12일 상원의 인준을 받았다. 두 사람의 만남은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재지명한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파월 의장은 미국과 글로벌 경제 현황에 관해 폭넓게 협의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연준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행정부의 경제팀과 대화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과 주례 조찬을 하고 있다. 연준의 워싱턴 주재 이사들은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측과 매달 점심 미팅을 한다.
전통적으로 현직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저금리 정책을 선호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 파월 의장이 주도하는 통화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현직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비판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바이든 정부에서는 물가 폭등으로 인해 경제 성장보다는 물가를 잡는 게 더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미국의 정치권도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한 금리 인상을 초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준의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연준이 기존의 경기 부양책을 거둬들이는 것을 지지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이 밝혔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당면한 최대 경제 현안이고, 그들(연준)도 그렇게 생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 철폐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가 붙으면 결국 수입품 가격이 올라가고, 그 부담을 소비자가 떠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6명과 민주당 소속 3명의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은 또 급등하는 휘발윳값을 통제할 수 있도록 미국 대통령에게 비상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휘발윳값을 '과도하게'(excessive) 책정하면 이를 불법으로 규정해 미국 대통령에게 이를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 하원이 가결한 관련 법안은 과도하게 휘발윳값을 올리면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바이든 정부는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한다는 이유로 페이스북과 구글 등 빅테크 기업에 분할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연방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지난 36%까지 떨어지며 또다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lPSOS)가 지난 5월 23∼24일 미국 전역에서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그 전주 42%에서 일주일 사이에 6%포인트 하락했다.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해 8월부터 50% 이하를 밑돌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