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SMC 등과의 협력 강화로 반도체 공급망 강화 포석
이미지 확대보기IPEF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를 비롯해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중 7개국이 참여했고, 태평양 국가인 피지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대만은 IPEF에 가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아세안 회원국들이 대만이 참여하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할 것으로 우려해 난색을 보이는 바람에 대만이 참여하지 못했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중국과 광범위한 경제 교류를 하고 있다.
미국은 대만과의 독자적인 경제 협력 틀을 마련해 무역, 공급망, 기술 통제, 기후 변화 대응 등의 분야에서 교류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이 특히 공을 들이는 분야는 반도체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에 동행했던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프렌드쇼어링’이 아니라 미국에 직접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렌드쇼어링은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이 제시한 개념으로 핵심 가치와 원칙을 공유하는 국가 간에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들에게 “대만은 우리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파트너이고, 특히 반도체 분야가 그렇다”고 말했다. 레이몬도 장관은 “우리가 대만과 경제 협력을 심화해 나갈 것이고, 대만과 활발하게 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몬도 상무장관은 지난달 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 참석 중에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애플, 아마존, 구글 등 미국의 주요 기업들이 TSMC 등 대만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첨단 반도체의 70%를 대만에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백악관 공급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세계 첨단 반도체의 92%를 TSMC가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동안에 발생한 글로벌 공급난과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등 주요 산업 생산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졌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반도체와 같은 핵심 부품의 공급망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미국이 대만과의 교류를 강화하면 이것이 미국과 중국 관계 악화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WSJ이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에서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252명이 초당적으로 대만의 IPEF 가입을 허용하라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요구했었다.
대만은 미국과 FTA도 체결하지 못했고, IPEF 가입에도 실패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미국과 대만이 새 경제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어떤 성과가 있을지 아직 의문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