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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재택근무 불가선언에 ‘獨 기가팩토리4’ 불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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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재택근무 불가선언에 ‘獨 기가팩토리4’ 불안한 이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해 5월 17일(현지시간) 신축 공사중인 독일 기가팩토리4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해 5월 17일(현지시간) 신축 공사중인 독일 기가팩토리4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도입한 재택근무제를 앞으로는 시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자동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테슬라 임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서신에서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은 앞으로 주 40시간 이상 회사로 출근하지 해야 하며 회사 방침이 싫으면 회사를 떠나면 된다”고 밝혔다.

머스크의 이같은 선언이 재계와 노동계의 시선을 아울러 집중시키는 이유는 특히 구인대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주요 기업들이 출근제를 복원하되 재택근무 자체를 없애기보다는 탄력적인 형태의 근무제를 지속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과 매우 다른 행보라서다.

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CEO는 반발하는 직원들의 퇴사도 감수하며 재택근무제를 사실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동시에 테슬라가 남부럽지 않은 처우를 해주고 있는만큼 자신의 방침을 따르지 않는게 쉽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경영원칙에 따라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에 집단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실제로 테슬라의 미국내 사업장에서 머스크의 방침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외 사업장에서도 반발이 없는 것은 아니다. 테슬라가 지난 3월 가동에 들어간 독일 기가팩토리4의 조업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독일 최대 산별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테슬라 기가팩토리4에서는 독일식 노조 조직인 작업장협의회가 이미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가팩토리4 소관 獨 산별노조 간부 “사용자 마음대로 결정 불가”

독일 브란덴브루크주 그룬하이데 소재 테슬라 기가팩토리4.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브란덴브루크주 그룬하이데 소재 테슬라 기가팩토리4. 사진=로이터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G메탈의 비르기트 디에체 브란덴부르크주 지부장은 2일 발표한 성명에서 “독일에서는 사용자 마음대로, 테슬라의 경우 머스크 마음대로 규칙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독일에서 일하는 모든 근로자는 헌법이 보장하는 바에 따라 구성된 노조를 통해 경영진이 내리는 결정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IG메탈 브란덴부르크주 지부는 브란덴부르크주 그룬하이데에 위치한 테슬라 기가팩토리4의 근로자들을 조합원으로 둘 가능성이 큰 노조단체로 기가팩토리4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머스크 CEO의 일방적인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일 일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기가팩토리4에서 일하는 독일 근로자들은 이 공장이 정식으로 가동에 들어가기 전인 지난 2월 근로자 대표 19명으로 구성된 초대 작업장협의회를 출범시킨 바 있다. 독일에서는 작업장협의회가 노조 역할을 대신하는 조직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기가팩토리4에서 일하는 독일 노동자는 약 4000명으로 테슬라는 앞으로 본격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 현재의 인력을 1만2000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독일은 하이브리드 근무제가 대세

IG메탈은 독일 최대 완성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과 BMW는 물론 테슬라 기가팩토리4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산별 금속노조.

로이터는 “독일 법률에 재택근무를 보장하는 조항 같은 것은 없지만 재택근무제와 출근제를 절충한 이른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시행하는 것이 완성차 업체들을 비롯해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흐름”이라고 보도했다.

구나 킬리안 폭스바겐 인재담당 이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원격근무와 대면근무 사이에 균형을 잡는 가운데 좋은 근로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종래와는 전혀 다른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가 재택근무제의 종료를 선언한 것에 대해 독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 역시 하이브리드 근무제가 대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대변인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하이브리드 근무제가 앞으로 우리 사업장에서 적용되는 근무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완전히 재택근무가 허용되는 근로자도 있고 주로 출근하는 근로자도 있고 다양한 옵션이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