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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미국 방산업체 '빅5' 모두 본사 워싱턴 DC 인근 이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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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미국 방산업체 '빅5' 모두 본사 워싱턴 DC 인근 이전 왜?

패트리엇 미사일 등 생산하는 레이시언 마지막으로 합류 발표
레이시언 테크놀로지.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레이시언 테크놀로지. 사진=AP/뉴시스
패트리엇 미사일과 F-35 전투기 등을 생산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방산업체인 레이시언(Raytheon) 테크놀로지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에 있는 본사를 워싱턴 DC 인근의 버지니아주 알링턴으로 이전한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레이시언은 미국의 국방, 정보 당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려고 본사 이전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은 워싱턴 DC에 인접한 버지니아에 본부를 두고 있다. 레이시언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본사 이전을 통해 미국 정부와 상업용 항공 우주 분야 소비자를 지원하는 데 민첩성을 발휘하고, 이 분야 산업 발전을 위한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이시언의 합류로 미국의 ‘빅5’ 방산업체가 모두 워싱턴 DC 인근으로 본사를 옮기게 됐다. 미국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은 메릴랜드 베데스다에, 노스롭그루만은 버지니아 폴스처치에, 제너널 다이내믹스는 버지니아 레스톤에 본사가 있고, 보잉은 지난달 5일 버지니아 알링턴으로 본사를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레이시언은 회사 출범 당시인 1922년부터 줄곧 보스턴시에 본사를 두었다. 레이시언은 방산업체로 출발해 방산 이외 분야 진출을 확대하면서 회사명을 2019년에 레이시언 테크놀로지로 바꿨다 레이시언은 그 당시에 740억 달러를 주고 산업 기술 분야 거대 기업이었던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를 인수했다.
레이시언은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인수를 계기로 상업용 항공기 생산을 확대했고,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과 에어버스에 제트 엔진 등을 공급해왔다. 레이시언은 현재 항공기 부품 중에서 방향타, 착륙장치, 날개, 문 등을 생산한다.

레이시언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항공 여행 수요 감소로 새로운 항공기 생산이 중단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레이시언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직원 수천 명을 해고했다.

레이시언은 최근 민간 항공기 생산이 다시 늘어나면서 올해 1분기에 3%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고, 매출액이 157억 달러 (약 19조 7,400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가 F-35 전투기 구매를 줄임에 따라 최근 분기에 방산 분야 매출이 12%가량 하락했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다시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그레고리 헤이스 레이시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우크라이나로 운송되는 모든 것은 미국 국방부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동맹국들의 비축 무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굉장히 좋은 소식으로 결국 우리가 비축 무기를 다시 채워야 하고, 향후 몇 년에 걸쳐 이것이 이득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을 록히드마틴과 공동으로 생산한다. 우크라이나군에 제공되는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도 만든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 세계 100대 군수업체의 무기·군사 서비스 매출은 5,310억 달러(약 673조 원)로 전년보다 1.3% 증가했다. 그 당시 세계 경제 3.1% 역성장했다.

세계 100대 군수 기업 가운데 미국 업체가 41개로 전체 매출의 54%를 차지했다. 유럽 업체는 26개로, 매출 비중은 21%였다. 2021년 전 세계 군비 지출은 2조 1,130억 달러(약 2,683조 원)로 전년보다 0.7% 증가하면서 2조 달러를 처음으로 넘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