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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M&A 거래 공식' 파괴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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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가 'M&A 거래 공식' 파괴한 이유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과 트위터 로고.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과 트위터 로고. 사진=트위터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인수에 성공하면서 세계 제일의 ‘연쇄창업가’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에서 발을 빼려는 듯한 모습을 최근 보이면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트위터 전체 계정에서 가짜 계정을 의미하는 이른바 '봇(Bot)'의 비율이 5% 미만인 것을 트위터가 입증하지 못하면 인수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인수 가격을 낮추려는 의도가 깔린 적극적인 인수 전략이라는 관측에서 실제로 인수를 포기할 생각으로 이같은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의 속내를 알 수 없는 만큼 과연 트위터가 최종적으로 머스크의 품에 안길지 여부는 좀더 지켜볼 도리밖에는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최종 확종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종래의 기업 인수합병(M&A) 거래 과정에서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형태임은 명백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M&A 거래에 관한 통상적인 관행을 과감히 깨버렸다는 얘기다.

◇M&A 거래 관행 완전 무시


7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전문매체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지금까지 주요 기업들과 관련한 M&A 거래들을 종합해 보면 나름의 관행적인 공식이 있다.

대개의 M&A는 최종 합의가 이뤄져 발표가 나오기까지는 거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 자체가 알려지지 않고 최대한 은밀하게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M&A가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더라도 해당 기업들이 스스로 밝혀 알려진게 아니라 주로 언론에서 취재 한 결과를 보도하면서 부분적으로 공개되거나 관계 당국에 제출한 내용이 확인되거나 협상 내용에 불만을 품은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내용을 공개해 알려지는 식이었지 인수를 추진하는 당사자가 실시간 중계방송하듯 모든 내용을 사실상 공개하면서 협상을 S이어가는 경우는 사실상 없었다는 얘기다.

더스트리트는 “머스크가 그동안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보여준 것은 한마디로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협상을 진행했다는 것”이라면서 “M&A 거래에 관한 종래의 공식을 완전히 새로 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 공개 행보 여파, 트위터 주가 16% 떨어져


더스트리트에 따르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작업을 도운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상당수 법무법인들을 비롯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과정에 개입한 금융기관들을 통해 협상 내용이 흘러나올 가능성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중에게 공개된 정보는 머스크를 도운 업체들에서 흘러나온 것이 아니라 죄다 머스크가 스스로 밝힌 내용들이라는 점이 종래의 M&A 추진 사례와 크게 다르다는 지적이다.

더스트리트는 “머스크는 한마디로 ‘난 숨길게 하나도 없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했다”고 전했다.

더스트리에 따르면 머스크의 파격적인 M&A 거래 방식이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 나름 성공한 측면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제시한 조건은 트위터 주식을 주당 54.20달러로 계산해 인수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머스크가 그 이후 협상 내용을 공개하면서 트위터 이사회를 측면에서 압박하는 행보를 거듭한 결과 트위터 주식은 현재 주당 40달러 수준으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인수 계획을 밝힌 시점과 비교하면 대략 16%나 떨어진 셈이고 그의 공개 행보가 인수금액을 낮추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었다면 성공을 거둔 셈으로 평가받을 대목이다.

그러나 트위터 이사회가 여기에 굴복하지는 않을 것 같다. 주당 54.20달러로 계산한 인수 금액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못을 박으면서 머스크가 인수 철회에 나설 경우에 대비하는 모습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