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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고물가·고금리 불구 '선구매 후지불' 판매 인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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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워싱턴] 고물가·고금리 불구 '선구매 후지불' 판매 인기 이유는

신용 카드 사용자의 4분의 1 이용…애플 등 대기업 뛰어들어
미국에서 '선구매 후지불'(BNPL) 판매 방식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선구매 후지불'(BNPL) 판매 방식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 ‘선구매 후지불’(BNPL, Buy Now Pay Later) 판매 방식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쇄 금리 인상을 예고함에 따라 이 판매 방식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에 BNPL이 쇼핑의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고 외신이 전했다.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 조사에 따르면 신용 카드 사용자의 약 4분의 1가량이 BNPL 판매 이용으로 카드빚이 늘었다고 했다. 또 신용 카드를 이용해 BNPL 방식으로 산 물건값을 갚고 있다는 사람이 20%가 넘었다.

애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JP모건 체이스, 씨티그룹 등 굴지의 회사들이 모두 BNPL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이들 기업은 소비자가 구매한 물건값을 갚는데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BLPL 판매 방식은 물건을 구매할 때 3~6번에 걸쳐 그 값을 내도록 한다. 처음 물건을 살 때 일정 금액을 낸 뒤 나머지 금액은 월 단위 등으로 나눠 할부로 내면 된다. 이때 애초 정해진 기간에 맞춰 물건값을 상환해나가면 이자가 붙지 않는다. 이 방식은 사용하면 신용 카드 이자율 상승에 따른 부담을 피할 수 있고, 고가의 제품을 분납제로 살 수 있다.

그러나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물건을 구매한 뒤에 물건값을 나중에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 또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일부 소매업체 등이 BNPL 판매 방식을 꺼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품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면 소매점과 기업의 적자가 그만큼 증가한다.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인 어펌(Affirm) 홀딩스, 에프터페이(Afterpay), 집 (Zip) 등이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BNPL 판매 방식은 경기가 좋을 때는 각광을 받지만, 경기가 식으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경기가 나빠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고, 저축한 돈이 줄어들면 소비가 둔화하고, 채무 불이행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

미국 정부도 지난해 말 BNPL 관련 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정부 기관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지난해 말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결제업체인 페이팔, 어펌 홀딩스, 에프터페이, 클라르나 (Klarna), 집(Zip) 등에 BNPL 서비스와 관련된 거래 내용을 보고하도록 공문을 보냈다. 소비자금융보호국은 BNPL 서비스로 인해 소비자의 채무가 급증하고, 소비자 정보가 유용될 수 있으며 관련 기업들이 ‘규제 차익’(regulatory arbitrage)을 노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규제 차익은 동일 상품이 지역에 따라 가격이 다를 때 이를 회사 측에 유리한 방법으로 매매해 차익을 얻는 것을 뜻한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고, BNPL 판매 붐이 일었다.

애플은 지난 6일 새로운 운영체제 ‘iOS 16’의 주요 기능을 공개하면서 새로운 결제 수단을 선보였다. 애플은 온라인을 통해 개최된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애플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 서비스 도입을 알렸다. 이는 소비자가 애플 제품을 먼저 산 뒤 그 대금을 이자 부담이나 수수료 없이 6주간에 걸쳐 4회 나누어 내는 시스템이다. 애플은 전자 지갑 기능을 확대하고, BNPL 판매 방식에 가담했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BNPL 시장 규모는 현재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애플은 약 3년 전에 신용 카드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번에 다시 BNPL 시장에 진출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