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베네수엘라가 제2 쿠바로?…美, 러·중의 사이버 기지화 우려

공유
0

베네수엘라가 제2 쿠바로?…美, 러·중의 사이버 기지화 우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베네수엘라를 사이버 기지화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베네수엘라를 사이버 기지화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미국의 코 앞에 있는 베네수엘라가 중국과 러시아 사이버 허브가 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베네수엘라는 미국과 지근 거리에 있으면서 러시아와 중국 사이버 기술의 허브로 변모했다.
마두로 정권은 권력 장악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디지털 감시와 권위주의적 사회 통제를 위한 실험실이 되었다.

따라서 모스크바와 베이징은 사이버 보안 노하우와 인프라를 베네수엘라에 보냄으로써 글로벌 야망을 미국 바로 앞에서 투영할 수 있었다. 즉, 라틴 아메리카에서 반미 사이버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러시아‧중국과 남미 양측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되도록 여건을 구축했다.

베네수엘라의 권위주의적 사이버 기술 진출은 자칭 사회주의 지도자인 우고 차베스로부터 시작되었다. 2008년에 차베스는 베네수엘라 법무부의 정부 대표를 중국에 파견하여 중국의 국가 신분증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게 했다.

대표단은 “중국에서 본 것이 모든 것을 바꿨다”고 말했다. 공공 서비스에 대한 국가의 접근을 확대하려는 모습으로 차베스는 중국의 디지털 기술과 시민들의 경제‧사회 활동을 추적하는 능력을 보강했다. 차베스는 베이징의 추적 기술과 감시 메커니즘을 추종했다.

2016년 말 후임자 마두로가 중국식 신분증을 내놓았다. 2018년 로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 ZTE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새로운 ‘국가카드’ 시스템을 위한 데이터베이스와 신분증 프로그램을 구축하도록 직접 도왔다.

마두로 정부는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7000만 달러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ZTE에 지불했다. ZTE 직원들은 베네수엘라 국영 통신회사에 소속되어 베네수엘라 직원과 함께 일했다.
‘국가카드’ 데이터베이스는 베네수엘라 은행 서비스 및 의료에 필요한 개인 식별 정보를 저장하지만 소셜 미디어 활동, 정당 가입 및 투표 이력과 같은 사용자의 정치적 행동에 대한 세부 정보도 저장한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 카드가 베네수엘라의 중국식 사회 신용 시스템의 시작이라고 비판한다. 현재 베네수엘라 국민의 70% 이상이 국가카드를 소지하고 있으며 일부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ID카드를 소지한 시민들은 식품 특별 접근 및 보조금 보너스와 같은 중앙 정부로부터 우대를 받는다.

또한, 러시아 정부도 사이버 보안 노하우로 마두로 정권을 지원했다.

2019년 3월 모스크바는 마두로 행정부의 내부 안정을 강화하고 미국 연계 정치 행위자들의 ‘정권 변화’ 방지를 위해 사이버 보안 요원을 포함한 약 100명의 군사 전문가를 카라카스에 파견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러시아‧중국의 감시 기술 수출은 미국 정책 입안자들을 자극하는 도발이다.

이 기술의 대부분은 베네수엘라 국경 내에서 마두로 정치 권력을 통합하기 위해 설계된 것처럼 보이지만 러시아‧중국이 향후 베네수엘라 네트워크에서 사이버 공격을 시작하는 기반을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미 일부 온라인 허위 정보 캠페인을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위장했다. 예를 들어, 2017년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주의 위기당시 카탈로니아 관련 소셜 미디어 콘텐츠의 3%만이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사이버 네트워크 외부사용자가 실제 제공했다. 러시아 네트워크가 베네수엘라 계정을 사용하여 카탈루냐 위기를 심화시킨 것이다.

미국은 ‘제로 트러스트’에 입각한 사이버 보안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각종 우회 사이버 침투로 손실이 천문학적이다. 베네수엘라가 반미 성향을 포기하고 있는 동안 베네수엘라는 사이버 침투를 위한 온상이 될 수 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초점을 맞춘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미주정상회담에서 드러난 라틴아메리카 문제를 과소평가했다.

회의에 빠진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와의 연대의 표시로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회담에 불참했다.

트럼프와 지금의 바이든 아래서 남미와 관계는 패권주의적이고 보여주기식이다. 미국은 카라카스가 중국 및 러시아와 경제 관계를 끊는 경우 제재를 해제하고 석유를 구매한다는 입장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