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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경제, 인플레만 문제 아니다...'노동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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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경제, 인플레만 문제 아니다...'노동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 겸 부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 겸 부회장. 사진=로이터
미국 중앙은행이 경기 침체를 낳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 행보에 나서면서 전세계 경제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더 나아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고용시장과 소비 지출이 탄탄하다는 점을 들어 미국 경제가 쉽사리 경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러드 번스타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40년여 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급여와 일자리 증가 추이를 보면 미국 경제가 침체 위기에 놓였다고 결론짓기 매우 어렵다”고 주장했다.

번스타인은 특히 인플레 추세를 반영해 미국 기업들이 최근 임금을 올리고 있는 점을 다행스러운 행보라고 강조했으나 이는 근시안적인 시각이라는 반론이 실제 고용을 창출하는 미국 재계로부터 강하게 제기됐다.

◇스미스 MS 사장 “신규 노동인구 급감으로 고용시장 근간 흔들려”

미국의 노동시장 참여율 추이. 사진=로이터/미노동통계국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노동시장 참여율 추이. 사진=로이터/미노동통계국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른바 ‘고용시장발 경제위기론’을 펴고 나선 주인공은 세계 최대 소트트웨어 업체 마이크소프트(MS)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 겸 부회장이다.

스미스 사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소재 MS 본사에서 로이터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노동시장에 유입되는 인력이 항상 모자라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임금은 계속 오르기만 하는, 즉 고용시장 경색이 근원적으로 풀리지 않은 가운데 임금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경고했다.
그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의 출산율 관련 유엔 통계를 구체적으로 인용하면서 미국 노동시장의 불안이 해소되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로 인구 감소 문제를 꼽았다.

스미스 사장은 “미국 고용시장은 지난 1950년부터 5년 간격으로 500만명의 신규 인력이 유입되는 패턴을 반복하면서 탄탄한 기조를 유지해왔다”면서 “그러던 기조가 2016년과 2020년 사이에 새로 유입되는 경제활동 인구가 200만명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마디로 고용시장이 유지되기 어려울 정도로 새로 유입되는 인력 자체가 절대 부족한게 현재 미국 경제가 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스미스 사장은 “따라서 이같은 변화는 앞으로 미국 경제가 노동시장의 스태그플레이션, 즉 고용인구는 유지되지 못하지만 임금은 오르는 악순환 속에서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전에 경험한 적이 없는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MS가 구인대란의 여파로 신규 채용은 줄이고 기존 인력의 임금을 인상하는 조치를 최근 내린 것도 이와 직결된 행보라고 전했다.

실제로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지난달 크게 떨어져 불과 한달 사이에 고용시장에 유입되는 인구가 35만3000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 “美 고용시장, 추락 위험”

미국의 고용시장 추이. 사진=야후파이낸스/미노동통계국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고용시장 추이. 사진=야후파이낸스/미노동통계국


스미스 사장의 이같은 경고는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된 가운데 미국의 고용시장도 추락할 위험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 보고서에서 “경제 성장 속도가 더뎌지면서 고용시장 참여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내년 들어 고용시장에 유입되는 새로운 인력이 매달 6만명 수준으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실업률 추이를 강조했다. 하치우스는 “미국에서 지난달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37만2000개로 전달의 38만4000개와 그 전달의 43만6000개에 이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실업률은 3.6%나 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자리는 충분히 계속 나오고 있지만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은 턱없이 부족한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미국의 실업률이 앞으로 이보다 더 올라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