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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중동방문, '빈손 외교' 아니다…군사전문가들 "안보 큰 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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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중동방문, '빈손 외교' 아니다…군사전문가들 "안보 큰 진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바이든의 중동방문을 두고 빈 살만을 설득해 석유생산량을 늘리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군사전략가를 중심으로 반론이 나오고 있다. 에너지뿐만 아니라 중동의 안보에 큰 진전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의 방문 행사는 유형 및 무형의 이익을 사전 설계하며, 최종적으로 의사 결정자인 대통령이 나타나는 것으로 영광의 순간을 기록한다.
이번 바이든의 중동 방문도 특히, 이란과 세계 에너지 및 식량 안보를 포함하여 중요한 문제에 대한 진전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지난주 바이든의 사우디 아라비아 방문을 통해서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의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의 6개 의장과 신속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고, 이스라엘을 둘러싼 현안들도 해결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많은 비판적 논평은 바이든이 중동방문에서 “빈손으로” 돌아온 것에 대해 집중됐다. 설상가상으로 2018년 이스탄불에서 자말 카슈끄지가 사망한 것을 두고 빈 살만 왕세자가 “배후”였다는 이전 발언에서 후퇴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사우디 방문을 통해 최소 몇 가지 중대한 성과를 얻었다고 한다.

먼저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 개선이다. 빈 살만은 독재자라는 오명을 벗고 싶었고 이를 바이든으로부터 인정받으려 했다. 이란이라는 위협 세력으로부터 사우디를 비롯해 UAE 등의 인전을 보장받으려면 미국의 군사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미국으로서도 에너지, 이란, 예멘, 식량안보 등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했다. 이것은 실권자인 빈 살만과의 협상에서만 가능했다.

둘째는 이란 억제다. 이란과의 핵 외교를 위해서는 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 주도의 강력한 지역 억제 태세가 필요했다. 텔아비브에서 리야드로 비행하면서 바이든은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해 미국 파트너와 이란에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셋째는 식량안보다. 중동 방문 이전 세계식량계획(WFP)은 러시아 침공으로 촉발된 세계 식량 위기가 “우리가 살면서 본 어떤 것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격 인상과 부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이미 폭동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집트, 요르단, 튀니지, 레바논에서 위험이 높다.

미국은 GCC+3 공동 성명에서 식량 안보 지원을 위한 110억 달러 지원책을 담았다.

넷째는 OPEC+다. 바이든은 사우디 석유 생산 확대에 대한 약속을 하지 않았지만 현재의 OPEC+ 협정이 8월 말 만료될 때 약간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사우디 관리들은 러시아를 포함한 OPEC+의 다른 회원국과의 협의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지만, 미국-사우디 파트너십이 리야드에게 주요 관심사다. OPEC+에 러시아를 참여시킨 것이 빈 살만이기에 러시아와 관계를 곤란하게 하지 않으면서 9월에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생산된 기름은 주로 유럽으로 흘러갈 수 있다. 유럽에게 에너지 문제 해결 청신호가 될 수 있다.

여섯째는 이라크 에너지 안보다. 바이든은 바그다드의 에너지 자원을 다변화하고 이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요르단과 이라크가 합의한 것을 환영했다. 정상회담에 이라크 참여는 주목할만하고 유익했다. 이라크와 GCC 전력망을 연결하기로 한 합의는 지역에서 이라크 역할을 재조명하고 미국-이라크 전략 기본 협정을 재확인한 조치였다.

이런 이유로 정상회담과 에너지 협정이 시기적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은 언제든 화약고로 돌변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은 중동이라는 보물과 늪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얻고 잃었다. 미국 대통령에게 중동은 항상 무거운 짐이었으며 짐 속에는 맛있는 빵과 치명적 독약이 함께 있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