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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단체 어나니머스, 정부 사이트 해킹해 '이란 히잡 시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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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단체 어나니머스, 정부 사이트 해킹해 '이란 히잡 시위' 지원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가 이란을 해킹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해커 그룹 어나니머스가 이란을 해킹했다. 사진=로이터
어나니머스(Anonymous)는 인터넷 행동주의인 핵티비즘을 지지하는 해커들의 느슨한 익명 모임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최근 이란에서 히잡과 관련해 시작된 시위와 관련해 시민 편을 들며 여러 방면의 해킹 작전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스로를 어나니머스라고 칭하는 수천 명의 아마추어 해커들은 이란의 관리 및 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조직하고 온라인에서 인터넷 액세스 제한을 우회하는 방법을 널리 퍼트리고 있다.
국제 단체인 어나니머스는 9월 25일 이란 의회 데이터베이스에 침입해 의원들의 개인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으며 텔레그램에 그들이 해킹한 개인 정보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해킹은 독싱(doxxing) 이라는 수법으로 해커가 개인신상 정보를 악의를 가지고 ‘터는’ 행위를 뜻한다.

또 이들 단체는 이란 군대의 한 분과인 이슬람혁명수비대의 명백한 위치 데이터를 판매하겠다고 제안하고 각종 대학 다양한 정부 기관, 부처, 기관에서 가져온 것으로 추정되는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 해커들은 각종 정부 웹사이트를 해킹했다고 주장했는데 이들의 주장을 전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체크포인트 리서치(Check Point Research)의 보안 전문가인 리아드 미즈라치 등 전문가들이 이란의 일부 정부 웹사이트가 해커에 의해 오프라인 되는 것을 확인했다.

어나니머스는 또 이란 시민들이 VPN(가상 사설망), 프록시 서버 및 다크 웹을 사용해 이란의 인터넷 차단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시위가 격화되자 시민들의 인터넷 연결을 중단하고 왓츠앱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이란의 시위는 몇 주 전 쿠르드족 이란 여성인 마사 아미니(Mahsa Amini)가 히잡을 너무 헐렁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구금된 후 의문의 사망을 당한 다음 촉발되었다.

마사 아미니의 억울한 죽음에 공감한 이란 시민들은 ‘여성, 삶, 인권’을 외치며 시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집권한 보수강경파인 라이시 대통령은 집권 후 여성들의 복장 단속을 강화하는 등 사회 기강을 잡으며 여성 인권을 후퇴시켰다. 시민들은 어려워진 경제와 더불어 여성의 인권을 하향하는 라이시 정권에 반감을 가졌다. 특히 이란의 젊은 층 사이에서 시위가 빠르게 확대되었다.

지금까지 총 76명이 시위에 나갔다가 사망했다. 비폭력 시위를 하는 시민들에게 이란 정부가 불법으로 총을 쏘며 시위는 더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가 라이시 대통령뿐 아니라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정치적 지위까지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