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재무장관 헌트 전 외무장관 기용…트러스 정부 출범 한달여만 위기봉착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9월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는 취임직후 내놓은 대규모 감세정책을 핵심으로 하는 경기부양책으로 금융시장에 혼란이 확산된 책임을 묻어 이같은 조치를 내렸지만 자신의 정권기반이 출범 한달여만에 흔들리고 있는 위기를 맞았다.
트러스 총리는 콰텡 재무장관이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례총회가 열리고 있는 워싱텅에서 귀국한 직후 경질했다. 콰텡 재무장관에 대해서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총재도 비판했다.
트러스 총리는 또한 법인세를 19%로 동결하는 방침을 번복하고 보리스 존슨 전 정부가 계획했던 25% 상향조정방안을 유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공공재정은 180억 파운드(200억 달러)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콰텡 장관은 취임 37일만에 물러나면서 영국 역사상 두 번째로 단명한 재무장관이 됐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시장예상을 넘어서 행동한 점을 인정하면서 “경제안정의 확보를 우선사안으로 삼았기 때문에 단호하게 행동했다”면서 “어렵지만 이같은 폭풍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러스 총리는 콰텡 재무장관 후임으로 제러미 헌트 전 외무장관을 기용했다. 영국 재무부는 헌트 장관은 콰텡 장관이 밝힌 대로 오는 31일에 중기재정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 위기의 트러스 총리
대담한 감세를 내걸고 취임한 트러스 총리이지만 콰텡 재무장관이 지난달말 발표한 경제대책에 시장은 격렬하게 반응했다. 영국 국채수익률의 급상승으로 잉글랜든은행(BOE)가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시장을 압박에다가 여론조사에서 트러스 총리가 이끌고 있는 보수당의 지지율이 추락했다. 시장 혼란을 불러일으킨 트러스 정부는 투자자를 납득시키고 또한 의회를 통과시킨 공공지출 감축안과 증세안을 제시할 수 없다면 퇴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한 의원은 트러스 총리가 살아남을지도 모르지만 큰 상처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또다른 보수당 의원은 트러스 정부의 경제대책에 따른 충격이 너무 컸다면서 시장은 보수당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누구도 이를 비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당분간 시장혼란 불가피
트러스 총리의 기자회견에도 금융시장의 혼란을 진정되지 않았다. 파운드화 가치는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안정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영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 장초반 3.899%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큰 폭으로 상승반전했으며 후반에는 13bp(1bp=0.01%) 상승해 4.33%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거래개시후 4.244%까지 낮아졌지만 장후반에는 약 25bp 오른 4.79%에 거래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콰텡 전 재무장관이 9월23일에 재원 마련이 없는 채 발표한 450억 파운드의 대규모 감세중 추가로 대부분 감세안을 철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채권 전략가들은 BOE가 시장안정화대책으로 실시한 국채매입 긴급조치가 이날 종료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혼란 가능성이 발생할 가능성도 경고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