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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최후통첩?…트위터 직원들 "나 스스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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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최후통첩?…트위터 직원들 "나 스스로 나간다"

'트위터의 자발적 정리해고 사태'…2차 엑소더스 본격 시작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트위터 새 총수. 사진=CNN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무섭게 트위터 사업 모델에 대한 대수술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인건비 절감을 위해 전 직원의 절반가량을 정리하는 조치를 내린 것에 그치지 않고 16일(이하 현지시간) 남아 있는 직원에 대해서도 최후통첩을 하면서 추가 인력 이탈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트위터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서신에서 “나와 함께 빡세게 일하든지 그만두든지 하라”며 17일 오후 5시까지 마음을 정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머스크의 최후통첩이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 일이 실제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머스크가 정한 시간인 이날 현재 남아 있는 직원들의 이탈 움직임이 가시화한 것으로 확인돼서다.

1차 대규모 정리해고에 이은 트위터 직원의 ‘2차 엑소더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트위터 전현직 직원들은 이를 ‘트위터의 자발적 정리해고 사태’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로이터 “최소한 수백 명 추가 퇴사 움직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위터 직원의 추가 이탈은 미국의 구인구직 플랫폼으로 유명한 블라인드를 통해 확인됐다.

블라인드가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트위터 직원 180명의 최근 현황을 설문조사를 통해 파악한 결과, 응답자의 42%가 “머스크 새 총수의 최후통첩에 따라 퇴사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로이터는 이를 근거로 “구체적으로 퇴사 의사를 밝힌 직원의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적어도 수백 명에 달하는 트위터 임직원이 머스크의 최후통첩에 따라 퇴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머스크의 불도저식 경영방식에 반발하는 사내 분위기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블라인드는 트위터에서 향후 퇴사자가 얼마나 나올지를 예상하는 내용의 설문조사도 벌였는데 응답자의 절반이 “남아 있는 직원의 절반 정도가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로이터는 트위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위터 사측이 퇴사자가 많은 사무실에 대한 폐쇄 방침을 밝힌 가운데 경비들이 17일 저녁 현재 퇴사 계획을 밝힌 직원들을 사무실에서 내쫓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직원용 사내 게시판인 트위터 슬랙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

한 트위터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를 이미 그만둔 사람과 현재 남아 있는 직원을 합쳐 약 360명이 트위터 슬랙에 ‘자발적 정리해고’라는 새로운 방을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들과는 별개로 이미 최근 퇴사한 트위터 직원들은 회사에 남아 있는 동료들과 최근 나눈 대화에서 머스크가 회사에 남아 ‘멸사봉공’하든지, 퇴사를 선택하든지 택일하라는 최후통첩을 했음에도 일부 임원들에 대해서는 직접 접촉해 회사에 남을 것을 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고 한다.

◇잇단 직원 이탈에 트위터 서비스 차질 우려도 커져


로이터는 특히 “머스크의 최후통첩에 따른 이번 퇴사 움직임에는 트위터 서비스 관리와 보안업무를 담당하는 상당수의 엔지니어들이 가세한 것으로 나타나 트위터의 향후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위터 서비스 장애와 관련한 신고가 최근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인터넷 및 앱 서비스 장애를 전문적으로 집계하는 사이트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17일 저녁 현재 트위터 사이트에 대한 접속에 장애가 있다는 신고가 350건가량 접수됐다. 이는 평소 수준인 50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규모다.

◇머스크 “일 못하는 직원 감싸는 간부도 해고 대상” 경고


그러나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위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머스크가 정한 시한인 17일까지 남아서 근무하겠다고 뜻을 밝힌 직원의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간부 사원들은 몹시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1차 대규모 정리해고에 이어 머스크의 최후통첩으로 상당수 인력이 추가로 빠져나가고 있어 재택근무를 희망하는 인력이 아직도 많은 상황에서 향후 부서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어서라는 것.

여기에다 간부 직원들의 고민을 더 깊게 하는 초강경 카드를 머스크가 이날 내놨다.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남아 있든지 나가든지 택일할 시한으로 통보한 이날 사내 이메일을 통해 지난 2년여간 시행된 재택근무제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부서장으로부터 업무 실적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받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뛰어난 업무 성적을 내고 있지 않는데도 부하 직원을 감싸는 간부들은 스스로 옷을 벗고 나가야 할 것”이라며 간부들에 대한 경고장도 날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